캄보디아와 국내 거래소 간 코인 송금 1400배↑…"자금 세탁 의심"

2025-10-27

캄보디아 자금 세탁 중심지로 지목된 현지 가상자산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 사이에 달러 스테이블코인 유출입이 지난해 폭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거래소들이 캄보디아 범죄 조직이 연루된 자금 세탁이나 불법 해외 송금 등의 통로로 악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와 캄보디아 후이원 개런티 간의 코인 유출입 규모는 총 128억64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3년 923만원에서 1400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2023년 입고(캄보디아→한국) 895만원, 출고(한국→캄보디아) 28만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입고 104억9457만원, 출고 23억1188만원으로 뛰었다.

후이원 그룹은 사기나 탈취로 확보한 가상자산을 세탁한 혐의로 미국과 영국 정부로부터 초국가적 범죄 조직으로 규정돼 제재받은 곳이다. 후이원 개런티는 이 그룹 계열의 가상자산 서비스 플랫폼으로, 고위험 자금 이동 경로로 의심받고 있다.

거래소별로 보면 빗썸이 2023년 922만원에서 지난해 124억2646만원으로 급증해 후이원 개런티와의 코인 입·출고 대부분을 차지했다. 업비트는 2023년 전무했던 유출입이 지난해 3억6691만원으로 크게 늘었고, 코인원은 2500원에서 120만원으로 늘었지만 비교적 미미했다. 코빗에선 지난해에만 1187만원어치 코인이 입·출금됐고, 고팍스에선 아예 송금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내 거래소와 후이원 개런티 간의 대규모 코인 유출입은 올해까지 계속 이어졌다.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5대 거래소에서 이뤄진 코인 유출입 규모는 총 31억4925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2023년보다는 여전히 컸다.

거래소별로는 빗썸이 21억8218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업비트(5억2351만원), 코빗(4억4328만원), 코인원(28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업비트는 올해 3월부터, 빗썸·코인원·코빗은 5월부터 후이원 개런티와의 입·출금을 차단한 상태로 전해졌다.

빗썸의 경우 후이원 외에도 캄보디아 범죄 단지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 계열의 바이엑스에서 올해 68만원이 입고된 기록이 확인되기도 했다. 바이엑스 역시 프린스그룹의 자금 세탁 통로로 지목돼 국제 제재를 받은 거래소다. 빗썸은 지난 22일 뒤늦게 바이엑스와의 모든 종류 코인 입출금을 차단했다.

국내 거래소와 캄보디아 거래소 간에는 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로 송금이 이뤄졌다. 지난해 입·출고된 128억645만원 중 128억569만원(99.9%)어치 코인이 테더였다. 미국 달러화와 1대1로 매칭되는 사실상의 화폐로, 변동성이 낮고 환금성이 좋아 양국 간 송금에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의원은 "금융당국은 국내와 캄보디아 거래소간 스테이블코인 유출입이 급증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캄보디아 범죄 조직 불법 자금 세탁이나 송금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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