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스신용평가가 올해 국내 증시 호조로 증권 업종 전반에 수익성이 양호하다고 말하면서도 증권사 규모별 실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수혜와 자금 조달 다각화로 대형 증권사는 신용도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는 데 반해 중소형 증권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규제 강화로 신용도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신평은 17일 한국거래소에서 ‘2025 크레딧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내 주요 산업의 국제 경쟁력과 신용 위험 요인을 분석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통상환경 변화 속 자동차·철강·2차전지·석유화학 산업과 함께 보험·증권·캐피탈 업종의 신용도 전망을 다뤘다.
나신평은 이날 세마나에서 국내 증권사 간 영업 기반과 자금 조달 능력 차이 등으로 인해 자본 규모별 실적 양극화가 고착화 중이라고 지적했다. 올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증시가 고공 행진하며 증권 업종 전반이 수혜를 입고 있긴 하나 자기자본 규모별 차이가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이예리 나신평 연구원은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 대형사만이 영위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지만 중소형사는 부실 정리 부담과 규제 강화로 수익성 전망이 밝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기업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연일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각종 사업을 벌이고는 있지만 관련 수혜는 대형 증권사들이 독차지 중이다. 대형사는 차입 부채와 자본 조달에서 중소형사 대비 이점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대형사는 자금 조달 방안을 질적·양적으로 다변화하며 운용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나신평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NH·삼성·KB·한투·미래·하나·신한·메리츠·키움·대신)의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 증가한 데 반해 중형(신영·교보·한화·유안타·현대차·IBK·BNK·아이엠·유진)와 소형(DB·LS·부국·다올·SK·한양·리딩)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각 7%와 4% 증가에 그쳤다. 위탁매매 수수료의 경우도 대형 증권사 수익은 지난해 1분기 대비 9% 증가했지만 중형사는 1% 증가에 그쳤다. 소형사는 오히려 지난해 동기 대비 수익이 줄었다. 이밖에 기업금융(IB)나 자산관리(WM) 수수료 수익도 대형 증권사는 9% 늘었던 데 반해 중소형사의 수익 실질 개선 폭은 크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사업환경 변화가 대형사에는 전략적 기회로 중소형사에는 사업 기반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일부 대형사에는 신용등급 상향요인이, 중소형사에는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