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치 프리미엄’에 금값 출렁여도 소매가는 고공행진...“묘하네”

2025-03-04

김모씨(36)는 조카의 첫돌을 앞두고 금값을 들여다보다 의문이 생겼다. 한국 금 가격이 유난히 치솟는 ‘김(金)치 프리미엄’이 한풀 꺾였다는데, 금은방에서 부르는 값은 오히려 올라서다. 5.57g짜리 14K 금목걸이 가격 82만원대였는데 올 1월 초에 비하면 10만원, 2월 중순 대비로는 4만원가량 비쌌다. 이 판매처 관계자는 “손님이 결제한 후 금목걸이를 제작하는 데 기간이 7~10일 정도”라며 “그사이 금값이 또 오르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내린 가격을 바로 반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씨만의 경험이 아니다. 사단법인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4일 기준 99.9% 24K 금 한 돈(3.75g) 가격은 52만7500원이었다. 지난달 18일(53만3000원) 대비 1.0% 찔끔 내렸다. 일주일 전(지난달 25일, 52만6500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값이 올랐다.

지난달 중순 이후 한국거래소(KRX) 금 시세는 거의 9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금 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다. 이날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99.99’의 1g은 14만27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4일 금값이 장중 역대 최고를 찍었던 지난달 14일(종가 기준 16만3530원)과 비교하면 12.71% 급락한 가격이다.

국내 금 제품 판매자들이 마진을 더 남기려고 가격을 잘 내리지 않으면서 실수요자인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 거래를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반면 같은 기간 국제 금값은 횡보세였다. 한국거래소가 금 국제 시세를 원화 가치로 환산한 뒤 g단위로 공표하는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14일 13만6130원에서 같은 달 28일 13만4830원으로, 2주간 0.95% 하락했다. 4일에도 13만5710원으로 0.65% 상승에 그쳤다.

다만 금 가격은 상승세일 거란 관측이 아직 우세하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값의 초강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공급과 수요 부분만 보면, 금 생산량은 정체이고 수요는 각국 중앙은행이 매입량을 늘리는 등 과거 수준을 넘어서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금 채굴 기업의 생산비용 증가가 더해지면서 추가적인 금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 가격에 ‘거품’이 낀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2945달러를 돌파했는데 물가를 고려한 실질 가격으로 보면 1980년 2차 오일쇼크 당시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며 “원자재는 역사적 고점을 저항선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더 오르기보다는 차익 실현 수요가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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