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선발 목말랐던 두산, 올해는 좌완만 3명··· ‘좌승사자’ 로그 in

2025-03-04

지난 시즌 두산 선발은 왼손 타자 상대로 고생을 많이 했다. 좌타 상대 선발 평균자책점 5.07로 리그 8위에 그쳤다. KT(5.09), SSG(5.22) 다음으로 기록이 좋지 않았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을 홈구장으로 쓴다는 점에서 두산의 좌타 상대 부진은 기록 이상으로 크게 다가왔다.

브랜든 와델의 부상 이탈이 컸다. 브랜든이 6월 팔꿈치 부상으로 1군을 떠난 이후 두산은 우완 일색으로 선발진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은 완전히 그림이 달라졌다. 콜 어빈과 잭 로그, 좌완 2명으로 외국인 원투 펀치를 꾸렸다. 지난해 부상으로 온전히 시즌을 치르지 못한 또 다른 좌완 최승용도 4선발로 가세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좌완만 3명이 포진했다.

‘좌승사자’로 2선발 로그가 특히 기대를 모은다. KBO리그에 희소한 좌완 스리쿼터 유형이다. 흔치 않은 투구폼 만으로도 경쟁 무기가 된다. 여기에 디셉션(숨김 동작)이 좋고 팔 스윙이 워낙 짧고 간결해 좌타자들이 더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수 양의지는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로그의 공을 처음 받아본 후 과거 NC에서 함께 했던 구창모가 생각났다고 했다. 디셉션이 좋고 빠른 팔 스윙이 돋보이는 KBO 대표 좌완이다.

각도 큰 스위퍼는 좌타자들을 더 힘들게 만들 주 무기다. 타석에서 로그의 공을 상대해 본 두산 좌타자들은 “공이 정말 살벌하다”며 입을 모았다. 몸쪽으로 날아오던 공이 어느새 크게 휘어 스트라이크 존을 훑고 지나가더라는 얘기다.

로그는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에서 2차례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투구로 캠프 투수 MVP에 선정되면서 기대치를 한층 끌어올리는 중이다. 사교적인 성격으로 동료들 사이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캠프 MVP 상금을 신인 투수 홍민규에게 그대로 전달하며 격려했고, 좌완 선발 최승용에게는 스위퍼를 전수했다. 호주 시드니 1차 캠프에서 스위퍼 연마에 공들이던 최승용이 로그와 어빈 2명 모두에게 스위퍼 그립을 물었다가, 결국 로그의 그립을 택했다는 후문이다.

로그가 두산 유니폼을 입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애초 두산은 어빈과 함께 로그를 영입 최우선 순위로 두고 접촉해 왔지만, 협상이 길어지며 토마스 해치로 선회했다. 계약 성사를 장담할 수 없었던 로그 대신 차선책으로 해치를 택했다는 게 두산 측 설명이다. 그런데 해치가 메디컬테스트에서 떨어지며 계약이 해지됐고, 직후 로그와 합의에 성공했다. 로그가 기대대로 KBO리그에서 활약해 준다면 말 그대로 ‘굴러온 복’이 되는 셈이다.

지난 시즌 내내 좌완 선발에 목말랐던 두산이 이제 완전히 달라진 선발진으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어빈이 든든한 1선발로 나선다. ‘좌승사자’ 로그에게 거는 기대치도 어빈에 비해 모자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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