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보니까 나는 초대형도 아니더라” 부담 털어내고 여유 찾은 김민석, 두산에서 부푸는 새로운 기대

2025-03-04

트레이드 직후 선수들은 여러모로 압박을 느끼기가 쉽다. 새로운 구단에 적응해야 하고, 이적해 온 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앞선다. 트레이드 규모가 크면 클수록 주목도가 높아지고, 그만큼 압박도 커진다.

두산 김민석(20)이 그랬다. 신인왕 출신 정철원과 야수 1라운더 출신 김민석이 서로 유니폼을 맞바꿨다. KBO리그에 흔치 않은 대형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됐다. 프로에서 불과 2시즌을 보내고 트레이드가 되었으니 더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트레이드 후 석 달여가 지났다. 이제는 부담감을 털어냈고, 여유까지 찾았다. 4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김민석의 입에서 뜻밖에도 미국프로농구(NBA) 이야기가 나왔다. ‘초대형 트레이드의 주인공’이란 말에 어떤 느낌이었느냐는 질문에 김민석은 “처음엔 그런 생각도 했는데 얼마 전 NBA 보니까 진짜 초대형 트레이드가 나오더라. 그거 보고 저는 초대형이라고 표현하면 안 될 것 같더라”고 웃었다.

김민석이 말한 트레이드는 얼마 전 댈러스의 루카 돈치치와 LA레이커스의 앤서니 데이비스가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트레이드를 가리킨다. 이제 겨우 26세에 불과한 슈퍼스타 돈치치의 이적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충격이 엄청났다. 말 그대로 초대형 트레이드, 스포츠 역사를 통틀어도 필적할 만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블록버스터 딜’이었다. 스스럼없이 농담을 던진 김민석은 “원래도 부담을 그리 많이 받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히려 재미있고 좋다”고 말했다.

김민석은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에서 팀 내 가장 날카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특히 직전 소속팀 롯데와 마지막 연습경기에선 3안타로 맹활약했다. 2차 캠프 야수 MVP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맹타를 휘두른 만큼 시범경기에서도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이승엽 감독은 이날 시범경기 동안 김민석을 1번으로 시험해 보겠다고 했다.

김민석은 “1번 타자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안다. 쉽게 죽지 않고 끈질긴 모습으로 시합에 임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캠프 기간 가장 큰 소득으로는 높은 공 대처 능력을 꼽았다. 김민석은 “지표를 보나 제가 하이볼(높은 공) 상대가 많이 낮더라”면서 “어떻게 해야 파울이 안 나오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했다. 감독님과 박석민 코치님이 그럴 때는 스윙이 좀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씀해 주셔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캠프 초반 김민석은 시즌 목표를 묻는 이 감독의 말에 ‘200안타’라고 호기롭게 답했다. 이왕 목표를 세운다면 최대한 높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교 시절 타격 재질만 생각하면, 그저 꿈 같은 목표만은 아니다. 당장 올해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200안타 수준의 타자로 성장하기를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즌 김민석이 목표치에 어디까지 가까이 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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