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 19일 국회 찾아 긴급 기자회견
"반국가 세력, 대통령 탄핵시키고 대한민국 장악 시도"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尹도 "반국가 세력" 언급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반국가 세력'이 약 2달만에 다시 등장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9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반국가 세력'을 언급했다. 이 지사는 "반국가 세력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실제로 암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 소통관을 찾아 "반국가 세력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조기대선을 통해 국가권력을 획득하려 하고 있다"며 "입법부, 사법부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전체를 장악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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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반국가 세력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자의적으로 '내란'으로 규정하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총 10장의 기자회견문에서 이 지사는 '반국가 세력'이라는 단어를 14번이나 읊었다.
이 지사는 '반국가 세력'을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효순이·미선이 사건', '광우병 시위',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사드 배치 저지 시위 및 괴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을 이들 세력의 활동 사례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반국가 세력으로부터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가 언급한 '반국가 세력'은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계엄령에도 있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전국에 생방송으로 방영된 긴급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만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국가를 정상화 시키겠다" 등 비상계엄 선포 이유로 반국가 세력을 여러차례 언급했다.
일체의 정치활동 금지, 언론·출판 통제, 미복귀 전공의 처단 등의 내용이 담긴 '계엄사령부 제1호 포고령'에도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 세력의 대한민국 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이 지사의 이날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사실상 동조하는, 연장선상에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해석은 "역사가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지사의 이날 갑작스런 행보에 대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고도 보고 있다. 여권 내에서는 기정사실화된 조기대선을 앞두고 무엇하나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여권 잠룡들의 물밑 움직임 속에서 보수 진영의 본산인 대구경북(TK)의 광역자치단체장인 이 지사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주장을 적극 뒷받침하며 자신이 '적장자'임을 강조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출마 등을 묻는 질문에 "선거 관련은 없다"며 "나라가 위태롭기 때문에 국가를 지켜야 된다는 심정만 말씀드리겠다"고 선을 그었다.
righ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