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포비아와 아트 오피스 [박소정의 아트 비즈니스]

2025-02-18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었던 올해 설 연휴는 ‘출근 포비아’를 겪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더 없이 특별한 선물이었다. ‘출근 포비아’는 직장인들이 출근길 지옥철부터,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 조직 내 갈등, 또는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출근 자체를 두려워하거나 회피하고 싶어 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국내외 기업들은 유연근무제와 원격근무를 도입, 사내 웰빙 프로그램과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출근하는 것이 좀 더 즐거워지는 기업이 될 수는 없을까.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원의 만족도가 곧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기업의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신념으로 성숙한 조직문화를 강조하고 있는 전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보자. 그들은 출근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긍정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예술과 디자인’을 조직 문화의 중요한 요소로 삼고, ‘아트 오피스’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단순히 사옥의 인테리어나 장식적인 요소를 넘어서, 지역 작가들과의 협업, 예술 작품을 통한 환경 조성, 아트 프로그램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아트 오피스 캠페인을 확장해 왔다.

구글의 글로벌 오피스는 지역의 문화를 반영한 예술 작품과 디자인을 통해 독창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다양한 색상의 벽화가 사옥 곳곳 예술작품으로 채워져 있으며, 직원들이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공용 예술 공간을 마련하여 직원들에게 창의성을 자극하는 예술적 공간 자체가 되도록 한다. 회사를 단순한 업무 공간이 아니라, 영감을 주는 장소로 탈바꿈 시켜 업무 만족도와 몰입도를 높이는 의도다.

링크드인의 실리콘밸리 본사 역시 다양한 현대 미술 작품과 설치 미술이 연출돼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형 공용 라운지에는 인터랙티브 아트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직원들이 예술과 상호 작용하도록 유도한다. 기업 사옥 라운지가 인터랙티브 전시관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예술적 환경은 직원 간 소통을 촉진하여 업무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협력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외 본사 캠퍼스와 글로벌 오피스에 소장품들을 배치해 ‘예술과 기술의’조화를 강조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사내 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이 창작활동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페이스북, 애플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현대의 글로벌 기업들이 아트 오피스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예술’이 가진 힘에 있다. 예술은 인간의 감성과 직관을 자극하며, 고정된 사고를 넘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근 방식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주말에 갤러리와 미술관을 찾아 전시를 감상하는문화생활을 하며 일상에서 지친 감정적 환기를 통해 활력을 얻는 이유다.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편안하고 열린 마음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아트 오피스의 핵심이다. 아트 오피스가 출근 포비아를 극복하는데 효과적인 이유다.

더불어 아트 오피스를 도입해야 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반드시 글로벌 기업들에 한정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제도권 안에서 경직된 공공기관의 공무원 조직, 보수적인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기업, 전통적인 생산 라인에서도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보수적인 기업문화에서는 직원들이 규칙과 절차를 따르도록 유도하는 반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는 종종 위축된다. 아트 오피스는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제조업과 같은 산업에서도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 예술적 요소는 생산자들이 반복적인 작업에 갇히지 않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들 역시 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창의적 환경을 필요로 한다. 아트 오피스는 디자인, 공학, 그리고 생산 공정 등에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을 통해 보수적인 조직 문화와 위계질서가 강한 기업들 역시 미래지향적인 업무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때마침 최근 기아차가 임직원 문화복지를 위한 아트 오피스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한다. 기아 본사 사옥의 비상계단실과 공용 라운지가 예술과 함께하는 아트오피스로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글로벌 대기업의 경우에는 한발 더 나아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설립된 해외 지사 들과 연계 아트 오피스 캠페인까지의 확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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