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기후 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전기차 보급 확대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필수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기차 보급 확대의 선봉장이었던 제주에서 보급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제주지역 전기자동차 등록대수는 3만8942대로, 전체 차량의 9.43%를 차지했다.
제주도는 올해 총 6313대의 전기차 보급을 목표로 설정했지만, 지난달 말 기준 3213대를 보급하는 데 그쳤다. 보급률은 50.9%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가 넘었던 전기차 보급률과 비교하면 10%포인트(p)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제주지역 전기차 보급률은 2015년 처음 보급이 시작된 이후 2022년까지 해마다 보급률 100%를 달성했다가 지난해 80%로 내려앉았다.
제주도는 전기차에 대한 ‘캐즘’ 현상이 발생,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캐즘은 초기 혁신적 성향의 소비자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던 첨단기술 제품 소비가 일반인으로 확산하기까지 잠시 정체하거나 후퇴하는 것을 뜻한다.
또 전기차 대형 화재로 인한 공포감이 확산하고 전기차 주차장 출입 문제를 두고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지면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의 추세라면 지난해 보급률 80%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올해 총 전기차 보급대수를 약 4300대로 예측하고 있다. 보급률은 68.1%에 그칠 전망이다.
제주도는 전기차 보급률 증가를 위해 연말까지 구매 보조금을 확대 지원할 방침이다. 문제는 그동안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증가했지만 정비와 충전, 화재 등 사고 대응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반 환경이 전기차 확산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