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팝의 거장 엘튼 존(77)이 시력을 잃어 자신이 작곡을 맡은 뮤지컬 공연을 직접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존은 1일(현지시간) 오후 런던에서 열린 뮤지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자선 행사 무대에 올라 "아시다시피 시력을 잃어 많은 시사회에 참석할 수 없었다"면서 "보는 건 어렵지만 듣기에는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양성애자인 그는 또 남편이자 매니저인 데이비드 퍼니시에게 "바위처럼 든든한 사람"이라고 감사를 표한 뒤 퍼니시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존은 지난주 미국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와 인터뷰하면서도 "불행히도 7월 프랑스 남부에서 감염으로 오른쪽 눈 시력을 잃었고 4개월간 앞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왼쪽 눈도 좋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스튜디오 녹음이 어려워 다음 음반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지난 9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치유는 되고 있지만 속도가 매우 느려서 시력이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었다.
뮤지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존이 작곡을 담당했다. 2006년 개봉했던 동명 영화도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뮤지컬에서는 미국 배우 겸 가수 바네사 윌리엄스가 영화 속 메릴 스트립이 맡았던 패션지 편집장인 미란다 프리스틀리 역을 연기한다.
프리스틀리는 패션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애나 윈투어 보그 편집장을 모델로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행사에는 윈투어 편집장도 자리했다고 AF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