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최근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이용한 문화유산의 해석과 이해’를 펴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17년부터 국내 가장 큰 전압의 CT 장비를 도입하여, 현재까지 770여 건의 문화유산에 대해 비파괴 조사하였다. 이번 보고서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금속, 도자기, 목재 등 대표적인 재질의 소장품 13점에 대한 내부 구조, 제작 기술, 그리고 다른 다양한 특성들을 수록했다. 평양 오야리에서 출토된 금장식철제환두소도, 고려시대 청자어룡모양주전자, 그리고 18세기 초 승려 진열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목제불입상 등이 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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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장식철제환두소도(金裝飾鐵製環頭小刀)의 CT 촬영을 통해, 환두소도에 사용된 상감기법의 세부적인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기법은 두 줄의 얇은 금속선으로 식물 줄기와 그에서 뻗어 나오는 잎과 고사리 문양을 세밀하게 표현하였으며, 고사리 문양이 새겨진 부분은 두께가 가장 두꺼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T 촬영으로 부식 상태와 내부 구조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청자어룡모양주전자(靑磁魚龍形注子)는 높이가 24.4cm로, 여러 부위를 별도로 제작하여 결합한 흔적이 있었다. 몸체는 물레로 만들어진 항아리 형태에, 한쪽 측면을 잘라서 주머니처럼 좁혀 제작되었으며, 어룡의 머리, 수염, 손잡이 장식 등은 각각 따로 만들어 몸체와 접합된 모습이 확인되었다. 뚜껑은 꼬리 장식이 있는 위쪽과 아래쪽의 마개 부분을 따로 만들어 붙인 흔적이 있고, 손잡이는 세 가닥의 긴 점토를 꼬아서 제작한 다음 몸체에 결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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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제불입상(木製佛立像)의 경우, 통나무의 내부를 파내어 제작된 점과 얼굴과 귀가 별도로 결합된 방식이 CT 촬영을 통해 밝혀졌다. 특히, 가슴 부분에서는 거멀쇠를 사용하여 나무의 갈라짐을 방지한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오른쪽 어깨와 다리 상단부에는 보강을 위해 사각형 목재가 삽입된 부분도 확인되었다. 이와 같이 이 보고서는 CT 촬영으로 문화유산의 세부 정보와 성과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10월 박물관보존과학센터의 개관을 앞두고 원통형 CT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원통형 CT의 도입은 단순히 외형을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제작 기법과 재료, 손상 상태, 내부 구조 등을 더욱 정밀하게 문화유산의 역사적 값어치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개관과 함께 도입될 원통형 CT는 특히 목재 문화유산의 나이테분석을 통한 연대기 작성 등 향후 지속적인 데이터 구축으로 관련 연구자들과의 융복합적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