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그놈과 바람난 것 같다”…AI 전문가 우려한 재앙 터진다

2025-11-23

“답을 못 찾겠다.” 지난 7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 출전한 오픈AI의 실험용 인공지능(AI) 모델은 마지막 6번 문제에 이렇게 답했다. AI는 그동안 몰라도 아는 척을 했다. 틀린 답을 그럴듯하게 내놨다. 스스로 모른다는 걸 알기까지 필요한 논리력·추론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스스로 모른다는 걸 인정했다. AI의 사고가 인간만큼 정교해졌다는 얘기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특이점’이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간은 발전하는 AI의 기술에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

사람이 AI를 이끌어야지, 쫓아가면 집니다. 기술 경쟁이 아닌 생각 경쟁을 해야 해요. 생각을 하며 쓰는 법을 배워야죠. 그게 인문학입니다.

최재운 광운대 빅데이터경영 전공 교수의 답이다. 최 교수는 KAIST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공학자지만, 누구보다 인문학을 강조한다. “기술 이전에 사람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사람이 바로서지 않으면 AI 발전은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 교수가 이렇게 말하는 건 그가 가르치는 학문과 관련이 있다. 빅데이터경영은 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정보를 새로운 서비스로 연결하는 대표적인 문·이과 융합 학문이다. 중요한 건 데이터를 분석할 때도 ‘어떻게(How)’보다 ‘왜(Why)’를 고민해야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이다. 최 교수는 “데이터 분석은 답이 있지만, 왜 하는지는 답이 없다”며 “인문학은 결국 여기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런 내용을 담아 『AI, 인문학에 길을 묻다』도 냈다. 도대체 AI를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인문학이란 뭘까? 아이들은 AI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지난 14일 그를 만나 직접 물었다.

Intro 공학자가 인문학에 꽂힌 이유

Part 1 사람부터 배워라

Part 2 자기 생각을 가져라

Part 3 T자형 인재가 돼라

🏃‍♂️ 사람부터 배워라

895명. 지난 1년간 허위 영상(딥페이크) 범죄 혐의로 경찰에 잡힌 10대 피의자 수다. 전체 검거 인원(1438명)의 62%에 달한다. 손쉽게 합성할 수 있는 AI의 기술력이 10대의 호기심을 충족하는 도구로 전락한 것이다. 10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20대로 범위를 확대하면 90%를 넘어간다. 최근 연·고대에서는 AI 커닝 문제도 논란이 됐다. AI 범죄에 누구나 휘말릴 수 있다는 얘기다. AI 비관론이 나오는 이유다.

AI 개발을 멈추면 안 되나요?

불가능합니다. 앞으로 AI는 더 발전할 거예요. 엔비디아·오픈AI 같은 AI 기업들이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에 투자한 금액이 1경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역사상 찾아볼 수 없는 규모죠. 투자했으니 수익에 대한 압박은 점점 더 심해질 거예요. 기술이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AI 전용 기기, 가상현실(VR)과 접목한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요. AI 발전은 못 막습니다. 사람들이 이 기술을 외면하는 것도 어렵고요.

그렇다고 AI 부작용을 손 놓고 있을 순 없습니다.

미리 예방해야죠. ‘인간다움’을 기르는 게 시급하다고 봐요. 공감력·도덕성처럼 AI는 갖지 못하는 사람만의 고유한 성질 말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인간다움의 상징입니다. 상대방 얘기에 귀 기울이고,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죠. 커뮤니케이션 잘하는 사람은 AI를 악용하지 못합니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왜 다룰 것인가 늘 고민하거든요.

기술과 인간, 동떨어진 얘기 아닌가요?

기술을 만들고 쓰는 주체는 사람입니다. 문제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이 잊힌다는 거예요. 기술이 인간의 설 자리를 자꾸 빼앗거든요. 자신이 누군지 모르니, 사람은 주체성을 잃고 점점 기계화됩니다. 사람보다 기계가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에게서 몇 가지 위험 신호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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