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의 시험대···삼성전자 연말 인사서 직무대행 꼬리표 뗄까

2025-10-27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이 시험대에 오를 예정이다.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직무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다.

일단 경영 성적표만 두고 보면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진에도 DX사업부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점에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는 12월 초 혹은 이르면 11월 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매년 12월 초에 해왔다. 이에 예년과 비슷하게 진행된다면 12월 초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2024년,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 등 최근 2년 동안에는 11월 말에 했던 바 있어 시점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두 중심 축인 DS부문과 DX부문을 이끌고 있는 수장들은 교체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둘 다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부문을 이끌게 됐다기보다는 이례적인 인사로 부문을 맡게 된 바 있다.

우선 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작년 5월 깜짝 인사를 통해 임명됐다. 통상 연말에 인사를 해왔던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5월에 인사를 단행했고, 전영현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투입됐다고 분석됐다.

또 다른 중심 축인 DX부문을 이끌고 있는 노태문 사장 역시 예고치 않았던 인사였다. 올해 3월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DX부문장이 공석이 되어버렸고 노태문 사장이 4월부터 그 빈자리를 메우게 됐다는 점에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만 이끌어왔던 노태문 사장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생활가전, TV 등을 아우르는 DX부문장을 이끌게 된 것이다.

이번 인사에 주목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전영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을, 노태문 사장은 기존 MX사업부장을 현재 겸직하고 있어 이를 후임자에게 물려줄지 여부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노태문 사장이 올해 연말 인사에서 직무대행을 떼고 정식 'DX부문장'에 올라설 수 있을지다. 삼성은 고 한종희 부회장의 빈자리를 메우고 노태문 사장의 연착륙을 위해 '직무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아놨다. 이는 경영능력 검증을 위한 절차로도 풀이된다.

삼성 내외부의 시선은 긍정적인 편이다. 노태문 사장이 갑작스레 DX부문장을 맡게 됐으나 무리 없이 이끌어왔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DX부문의 경영 성적표가 그의 긍정적인 인사 관측을 뒷받침한다.

올해 1분기 기준 DX부문 매출액은 5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4조7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0.6% 늘었다. 올해 2분기도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DX부문 매출액은 43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3조3000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0.6%씩 늘었다. DS부문이 올해 1분기와 2분기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역성장한 가운데 거둬들인 성적이다.

DX부문의 선전은 MX·네트워크 사업부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덕이 컸다.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의 영업이익이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달아 1년 전 대비 소폭 감소한 반면 MX·네트워크 사업부는 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초 선보인 스마트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5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인 덕이다. 갤럭시 S25는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면서 출시 후 100만대, 200만대 판매를 전작보다 1~2주 이상 빠르게 달성했다. 또한 출시 6개월 만인 지난 8월 1일부로 국내 판매량 300만대를 돌파해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월간 스마트폰 판매량 트래커에 의하면 올해 7~8월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 가운데 700~999달러 가격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10%p 이상 끌어올렸다. 이는 갤럭시 S25 흥행 영향이다.

DX부문은 올해 3분기도 MX사업부의 승승장구 덕에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확정실적을 오는 30일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14일 발표된 잠정실적에서 나오지 않았던 사업 부문별 실적이 확정실적에서 공개된다.

증권가 추정치로는 DX부문이 약 3조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3조3700억원)대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 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은 올해 3분기 출시된 폴더블폰 신작인 갤럭시 Z 폴드·플립7이 흥행한 덕이다. 갤럭시 Z 폴드·플립7은 사전판매에서 104만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역대 폴더블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였다.

이같은 갤럭시 흥행 가도가 DX부문의 실적 상승으로도 연결됐다. 이는 곧 노태문 사장의 DX부문장 안착에도 탄탄대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인사는 실제 나오기 전까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노태문 사장은 이미 DX부문을 이끌면서 경영 능력을 보여준 만큼 이번 인사에서도 큰 무리 없이 정식 DX부문장으로 올라서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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