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캠프, 이제 좀 더 큰 투자 해보겠다

2024-10-08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변화를 시도한다. ‘마중물’에서 ‘길잡이’다. 원래는 가능한 많은 스타트업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면, 앞으로는 될 만한 스타트업이 성장의 길을 찾아가도록 집중 투자하겠단 계획을 세웠다.

박영훈 디캠프 대표(=사진)는 8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디캠프 2.0 비전 선포식’을 열고 “재단의 핵심 프로그램인 ‘디데이’를 내년부터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에 초점을 맞춘 ‘디캠프 배치’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한다”고 밝혔다.

디캠프는 원래 은행들이 자금을 출자,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비영리재단이다. ‘디데이’라는 것은 디캠프의 핵심 사업으로, 그간 가능한 많은 초기 스타트업을 투자자에 소개하는 일종의 데모데이(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기업 설명을 하는 행사)로 운영됐다.

디캠프의 전략은 디데이의 대상을 초기 스타트업에서 프리-A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정도 규모(기업가치 150억원 수준)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왜? 최근 스타트업 생태계 시장을 관찰하니 투자사들이 초기 창업(씨드, 엔젤 투자)이나 혹은 아예 큰 규모로 커가는 회사(성장 투자)에는 돈을 넣지만, 이제 막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고객을 찾아가는 단계의 프리-A 투자 유치 단계(얼리 스테이지)의 기업에는 자금을 넣길 주저한다고 판단해서다.

위 그래프를 보면, 디캠프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간 디캠프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들에게 씨드나 앤젤 투자를 하는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자리를 좀 옮겨서 ‘초짜’를 뗀 기업들이 벤처캐피털로부터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성장하도록 ‘시장적합성(product market fit)’을 찾도록 하는 데 돈을 쓰겠다는 것이다.

박영훈 대표는 “성장을 돕는 역할이 창업 생태계에 부족했고, 이 역할을 누가 할 것이냐가 사실 뜨거운 감자”라면서 “프리-A나 시리즈 A 단계의 경우 팀은 안정화되고 투자도 한두번 받은 데다 비즈니스 모델도 나왔지만, 고객이 생길까 말까하는 단계인데 이걸 돌파하면 제이커브를 이룰 수 있다”면서 디캠프 전략 변화 의의를 설명했다.

따라서 기존에는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극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최대 3억원을 투자하고 교육과 멘토링 등을 지원했다면, 앞으로는 프리-A 단계의 스타트업에게 최대 5억원을 투자하고 기업별 마일스톤 달성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는 이뤄지지 않았던 후속투자를 실행, 최대 15억원의 투자를 할 예정이다. 디캠프의 직접 투자 규모도 기존 100억원에서 120억원 정도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디캠프가 본격적으로 벤처투자사의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날 간담회 현장에서는 초기 창업자를 발굴해 스타트업 생태계의 기반을 탄탄히 해야 할 비영리재단이 ‘수익성’을 강화로 방향을 트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서 박 대표는 “디캠프는 공익성을 가진 재단으로, 우리가 번 돈(투자수익)은 벤처투자사나 펀드 투자자(LP)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면서 “어려운 구간에서 고생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육성, 지원해서 성과가 나오면 다시 그 다음 세대의 스타트업에 똑같은 프로그램을 돌리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게 디캠프의 미션이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배치 프로그램은 12개월 단위로 이뤄지며 연간 총 네 번(1월, 4월, 7월, 11월)에 거쳐 대상 기업을 선발한다. 회당 열개 내외의 스타트업을 선정과 동시에 투자하고 맞춤형 액셀러레이팅과 최장 18개월 입주 공간(프론트원)을 제공한다.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과정에서 타 벤처캐피털과 협력하며 내년 1분기 디캠프 배치는 크릿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더벤처스와 함께 한다.

그간 디데이가 초기 창업자들을 지원하는 든든한 역할을 했는데 VC와 같이 본격적인 투자자로서의 행보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시장 변화에 따른 디캠프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예전에는 초기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디데이밖에 없었지만, 올해만 봐도 수십개의 유사한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있는 데다 이제는 그 다음, 성장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맞느냐는 퀘스천(질문)이 있다”면서 “스타트업의 수준이 많이 올라가는데 우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과연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에 걸맞는 질적인 성장을 이뤘느냐에 대한 반성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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