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그릇, 예쁘다고 바로 쓰면 위험
1971년 이전 식기는 ‘납’ 주의

유럽이나 북미 플리마켓에서 고풍스런 빈티지 식기를 찾는 것이 한때 유행이었다. SNS 등으로 개인 거래를 하는 해외 빈티지 식기 전문 리세일러도 등장했다.
그러나 외관상 아름답고 사용해도 문제없어 보이는 일부 빈티지 식기는 실제로는 주방에서 사용하기에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1971년 이전에 제조된 식기 상당수가 납 성분이 포함된 페인트나 유약으로 장식됐기 때문이다.
관건은 1971년 이전 제작 여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납 중독 사고를 줄이기 위해 1971년부터 어린이가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에 사용되는 페인트의 납 함량을 대폭 제한했다. 연필, 장난감, 실내 벽면 도료뿐 아니라 식기류도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후 1978년에는 주거 공간에서 납 성분 페인트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이 같은 규제가 시행되기 이전에는 식기를 장식하는 과정에서 납 기반 페인트나 유약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일부 유명 빈티지 브랜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중고 시장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파이렉스(Pyrex) 등 일부 빈티지 주방용품도 해당 시기 제품은 납 노출 위험이 제기돼 왔다.
유럽 식기는 어떨까? 유럽에서 제작된 식기는 전통적인 디자인과 공예적 가치로 중고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그러나 역시 유럽에서도 1970년대 이전에는 식기 장식에 납이 포함된 유약과 안료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프랑스·이탈리아산 수공예 도자기 ▲화려한 색채의 접시·머그·플래터 ▲문양이 음식이 닿는 내부에 그려진 식기는 납 용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유럽연합(EU)이 식기류에 대한 납 규제를 본격적으로 강화한 것은 1980~90년대 이후다. 따라서 그 이전에 제작된 빈티지 식기는 국가와 브랜드를 불문하고 주의가 필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음식으로 스며드는 납
중고 매장에서 1950~60년대에 제작된 도자기 접시 세트를 발견했다면, 일상 식기로 사용하기 전 한 번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납은 섭취하거나 흡입할 경우 인체에 축적되는 독성 금속으로, 극미량이라도 특히 어린이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식기에 포함된 납은 표면에 금이 가거나 깨지지 않았더라도 음식으로 스며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표면이 닳거나 마모된 식기일수록 납이 더 쉽게 용출되는 경향이 있다.
중고 매장에서 발견한 빈티지 식기를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면, 최소한의 안전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밝은 색상의 장식, 특히 노랑·주황·빨강 계열 페인트는 카드뮴이나 납을 포함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소비자는 납 검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정용 검사 키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키트는 납의 ‘존재 여부’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실제 농도를 측정하지 못하며 주로 주택용 페인트 검사에 맞춰 설계돼 정확도가 떨어진다. 오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1971년 이전에 제작된 빈티지 식기가 납 노출이 우려된다면, 실제 식기로 사용하기보다는 선반 장식이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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