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MBA] 경영은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 내리는 가장 주관적인 결정

2025-04-24

지속 성장하는 치과를 만든다 81

이해범 대표

리윈드 치과 컨설팅 그룹

치과의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매 순간 ‘결정’의 연속 속에 있는 삶이라는 것을 많은 원장님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느끼게 된다. 환자의 차트를 보며 어떤 치료 계획을 세울 것인가? 어떤 재료를 사용할 것인가? 어느 깊이로, 어느 두께로, 진료실 안에서는 이처럼 수많은 선택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진료실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 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진다.

이 불경기를 어떻게 타개해나가지?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하나? 장비는 괜찮은가? 직원 교육은 해야 하나? 하면 언제 어떻게 해야 하지? 이처럼 병원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많은 결정들 앞에서 원장님들은 머뭇거리게 된다. 그리고 마음속에는 늘 조심스러운 질문들이 고개를 든다.

“혹시 환자가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지금 너무 이른가?”

“이건 너무 오버인가?”

“남들은 이렇게 안 할 것 같은데 나만 이러나?”

“이게 의료인으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인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나?”

이 질문은 어려운 결정 앞에 있는 조심성의 표현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경영이라는 행위에 대한 자의식 부족이 깔려있을 수 있다. 사실 치과의사만큼 ‘객관적인 정보’를 중시하는 직업도 드물다. 방사선 사진, 임상 결과, 수치화된 자료에 기반해 환자를 위한 치료 계획을 세우고 판단을 내린다. 이 오랜 훈련이 몸에 배어, 병원 운영이라는 ‘불확실성이 큰 영역’에서는 더더욱 확실한 근거와 데이터를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하지만 실제 경영은 다르다. 우리가 바라보는 통계가 우리를 속일 수 있고, 오늘 내린 결정은 내일 외부에서 발생하는 환경 변화로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데이터를 수집하고 비교 분석하더라도, 결국 결정의 순간에는 ‘내가 어떤 병원을 만들고 싶은가’, ‘우리 치과는 무엇을 지향하는가’라는 본인의 철학과 직감이 중심에 서야 한다. 그리고 필자가 만나본 많은 원장님들은 이 주관적 결정을 내리는 것을 꺼린다.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는 틀리지 않아야 한다”는 훈련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에는 정답이 없다. 완벽한 시점도, 완벽한 방법도 없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시행착오를 감수하며 얻는 경험이 치과를 더 성장시킬 수 있다. 주저함 속에서 기회는 사라지고 우리 치과는 뒤쳐질 수 있는 것이다. 의료는 과학이지만, 경영은 예술이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의료인으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과, 경영자로서의 감각을 기르는 것은 결코 모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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