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 3개월 넘어가면 시험 응시 불가...2027년에나 응시
"전공의 없어도 대학병원 운영되는 중...정부 버틸만 해"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최근 약 300명의 사직 전공의들이 수련 복귀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레지던트 3~4년차인 고연차에서 주로 포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복귀가 다른 전공의들 복귀의 마중물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211개 수련병원 협의체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전공의 5월 복귀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설문조사 질문에는 전공의 복귀 의향과 함께 요구하는 복귀 조건 등이 담겼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복귀 희망 전공의가 300여명이라는 수치를 언급했다. 근거는 사직 전공의들의 자체 실명 설문조사에서 100여명 중 80%가 복귀 의사를 밝힌 것과 익명 조사에서 200여명이 대부분 복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와 별도로 수련병원협의회에서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분위기 전환에 힘입어 보건복지부도 복귀 의사가 확인될 시 5월 중 복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전공의 수련은 3월과 9월에 상·하반기 일정을 개시한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복귀 희망자에 한해 하반기 이전에 돌아올 창구를 열어주는 것이다.
고연차 전공의들이 복귀를 원하는 이유는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 때문이다. 수련 마지막 해인 전공의는 수련 공백이 3개월이 넘으면 내년 초에 있을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따라서 5월 중으로 복귀하지 않으면 2027년 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의료계 일각에선 전공의 공백으로 인해 대학병원 운영 차질이 미미한 것도 복귀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의료계 인사 A씨는 "전공의들의 단체 사직으로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이 중소형 병원으로 분산됐다"면서, "전공의들이 의도한 것과 다르게 정부가 원하던 상종 집중이 해소된 측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A씨는 "예상했던 대학병원 의료대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니 전공의들 내부에서도 진퇴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생겼다"며 "의대에서 의사가 배출되지 않는 것은 큰 문제지만 전공의 없는 체계로도 병원들이 운영되니 정부가 버틸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연차 위주로 이러한 구도가 보이기 때문에 복귀하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