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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막내 화성 FC 사령탑 차두리 감독이 초보 사령탑으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속내를 솔직히 밝혔다.
차 감독은 19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프로팀 감독은 항상 특별하고 책임감을 느끼는 자리”라면서 “적당한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한다. 이제껏 꾸준히 고민하며 준비한 내 축구를 프로 무대에서도 좋은 모습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도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역 시절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으로 참여한 차두리 감독은 은퇴 이후 지도자와 행정가 역할을 두루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2016년 축구대표팀 전력 분석관을 시작으로 대표팀 코치, FC 서울 유스강화실장, 오산고(FC 서울 유스) 감독 등을 역임했고, 지난 2022년 카타르월드컵 기간 중에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부름을 받아 테크니컬스터디그룹(TSG) 멤버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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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K3리그 무대를 떠나 K리그2 도전을 선언한 화성 사령탑으로 낙점 받았고, 감독으로서 K리그 데뷔 시즌을 준비해왔다.
차 감독은 새 시즌 준비 과정을 묻는 질문에 “완전히 만족하는 감독은 없지 않겠느냐”면서 “보강도 훈련도 더 잘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 감정에 매몰되면 끝이 없다. 감독으로서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 한다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쁜 것은 제쳐두고 좋은 것만 보려고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K리그 무대에 데뷔하는 화성의 올 시즌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해두진 않았다”고 언급한 그는 “매 경기가 선물이고 기회라는 마음으로 임하겠다. 화성시민들과 축구 팬들이 우리의 경기를 접한 뒤 ‘재미있다’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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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감독은 꼭 이기고 싶은 팀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수원삼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지도상으로도 바로 옆 동네고, 제가 FC 서울 출신인 점도 한 몫 했다”고 운을 뗀 그는 “수원과 우리는 현실적으로 체급 차가 있지만, 만나면 가진 자원 안에서 최선을 다해 괴롭히겠다”고 다짐했다.
차두리 감독이 수원삼성을 언급한 배경에는 ‘한국 축구의 전설’이자 아버지인 차범근 전 감독의 존재도 있다. 어려서부터 ‘차붐(차범근 감독의 별칭) 주니어’로 불리며 성장한 차두리 감독에게 아버지는 언젠가 넘어서야 할 큰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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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을 준비하느라 바빠서 아버지와 길게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고 밝힌 차두리 감독은 “제가 축구계에 몸담는 한 아버지와 항상 비교될 수밖에 없다. 아버지의 이름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적잖은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게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선수도, 감독도 결국은 내가 선택한 내 인생 아니냐”고 반문한 그는 “아버지가 수원에서 K리그 우승하시고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에도 나가셨으니 아들인 나에 대한 기대도 있을 것이다. 선수 때는 아버지만큼이 아니었지만, 감독으로는 잘 준비하면 뛰어넘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남다른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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