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며 20·30세대의 부동산 ‘부모 찬스’ 의존이 1년 새 2배가량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 부모나 조부모에게서 증여ㆍ상속받거나 빌린 돈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늘면서 ‘부의 대물림’이 더욱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2021~2025년 상반기 서울 지역 주택 취득 자금 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입자(자금계획서 제출자) 3명 중 1명(33%)은 20ㆍ30대였다. 이들이 집을 사기 위해 증여ㆍ상속으로 충당한 금액은 5조7413억원으로, 1년 전(2조8227억원)의 2배 이상(103%)으로 늘었다. 건수 역시 4601건으로 전년(2498건) 대비 84% 늘었다.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돈을 빌려 집을 사는 규모도 커졌다. 직계존비속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한 건수는 올 상반기 2133건으로 전년 상반기(1251건) 대비 71% 증가했다. 금액은 2조4753억원으로 1년 전(1조3486억원)보다 83.5% 급증했다. "차용증을 쓰고 이자를 주고받는 형식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증여 성격이 강한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부모 찬스'를 통해 혜택을 본 1인당 평균 금액(증여·상속 12억4000만원, 직계존비속 대출 11억6000만원)은 서울 아파트 한 채 값 수준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과열기에도 정부의 세제 강화와 맞물려 가족 간 증여ㆍ상속이나 대출을 활용한 거래가 활발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부모 찬스’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다시 흘러드는 흐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 침체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2022년 상반기에는 증여·상속이 2506건, 직계존비속 대출이 1561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62%·58% 감소한 바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자산가들은 부동산 가치 상승뿐만 아니라, 현금 가치 하락을 함께 고려한다"며 "부모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력이 되면 집을 먼저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모세대가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서 자산 정리와 맞물려, 증여·대출의 형태로 자녀의 집 마련을 도와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을 매개로 한 부의 대물림이 확산하는 양상을 우려한다. 박성훈 의원은 “부모 찬스가 사실상 주택 구매의 전제조건인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이 맞물리며, 청년 세대의 내 집 마련이 부모의 재력에 좌우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청년이 실질적으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부모 찬스로 강남의 똘똘한 집 한 채를 사는데 나는 뭔가’라는 생각이 청년들에게 자괴감을 준다”며 “부모 찬스에는 세금 탈루 등이 없는지 '핀셋 대책'을 고려하고, 임대주택과 함께 구도심 개발을 병행하는 등 청년 주택을 위한 대책을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대신할 똘똘한 한 채"…대출 조이자 꼬마빌딩 꿈틀[집슐랭]](https://newsimg.sedaily.com/2025/11/03/2H0B7UEPZW_5.jpg)
![공시가율 또 동결…집값 급등에도 세금은 ‘제자리’인 이유 [AI 프리즘*부동산 투자자 뉴스]](https://newsimg.sedaily.com/2025/11/04/2H0BN18WWT_1.jpg)


![[황정미칼럼] 머니 무브의 종착지는?](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5/11/03/20251103517547.jpg)


![[단독]재산없이 '연금소득 건보료' 내는 은퇴자 19만…2년새 53% 늘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1/04/fafd95d4-cf91-4dd0-8d90-6542f8b8b3e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