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사모펀드와 파트너

2025-01-22

‘파트너십’이라는 단어는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인다. 협력 회사 간 상생을 도모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서로 다른 정당 간 정치적 결속을 뜻하기도 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배우자와의 관계를 표현하기도 한다.

자본시장의 파트너십은 주로 사모펀드 업계에서 사용된다. 사모펀드는 단순히 자금을 투자하는 유동성공급자(LP)와 모집된 자금을 책임 있게 운용하는 업무집행사원(GP)으로 구성된 파트너십이다. 엄밀히 말하면 LP와 GP 간의 사적인 계약이므로 제3자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러가지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사모펀드라는 파트너십에 LP와 GP 이외에도 또 다른 관계자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회사의 임직원들이다. 경영권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의 경우 회사 인수를 통해 임직원들과 협력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는다. 이에 따라 인수 대상 회사의 임직원들 역시 사모펀드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의 협력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두 번째는 정부다. 금융업이나 방송통신업의 경우 경영권 취득을 위해 정부에서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인프라 자산을 개발하거나 취득할 때도 정부의 지원은 필수다. 산업 합리화를 위해 경쟁사를 통합할 때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인허가를 얻어야 한다. 이 같은 점에서 정부 역시 큰 틀에서는 사모펀드의 파트너라 할 수 있다.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펀드 투자가 공익에 기여할 수 있음을 충분히 보여줘야 한다.

세 번째는 소액주주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행동주의펀드들은 상장사의 지분을 취득한 뒤 적극적인 주주 제안으로 기업가치를 개선하는 일을 목표로 삼는다. 기존 경영진의 부족함을 지적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회 변경을 추진한다. 주총 의결권을 가진 모든 소액주주들은 이때 그들의 파트너가 된다.

결국 모든 것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사모펀드를 둘러싼 복잡한 경제 환경 속에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고자 노력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투자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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