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간담회
[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기존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운영사업자 비즈플레이가 속한 웹케시그룹 석창규 회장은 3일 서울 영등포구 웹케시그룹 사옥에서 “한국조폐공사는 3월 1일 시작되는 온누리상품권 플랫폼을 정상 운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신규 운영 사업자인 조폐공사가 1월 1일 온누리상품권 정상 오픈 실패 및 3월 1일 오픈마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원인과 예상되는 피해 그리고 문제 최소화 방안 대한 논으로 진행됐다.
간담회에 직접 발표에 나선 웹케시그룹 석창규 회장은 과거 서울페이,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운영 등 직접 체득한 시행착오 및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운영 사업자인 ‘조폐공사’가 봉착한 문제점과 그 심각성을 설명했다. 최종적으로 영세 소상공인과 국민들이 직면하게 될 피해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석 회장은 간담회를 통해 온누리상품권 운영의 7가지 특징을 제시하며, 이를 간과한 것이 정상 오픈 실패의 핵심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석 회장이 주장한 온누리모바일상품권 사업의 7가지 특성을 살펴보면 시스템 구축 사업이 아닌 운영 대행 사업이라는 점이다. 이 사업은 기존 검증된 대용량 상품권 운영 플랫폼을 보유한 사업자만이 수행할 수 있다. 모든 일정이 수립된 플랫폼을 전제로 계획되기 때문에 신규 시스템 구축은 정상 오픈 실패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또한 철저한 사전 업무와 채널 테스트가 필수적이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선 최소 6개월 이상 사전 준비와 테스트가 요구되며, 데이터 이관도 검증된 시스템에서 이뤄져야 한다.
대용량 결제를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수다. 매년 수조 원 규모의 결제를 담당하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운영 사업은 경험과 기술이 부족한 사업자가 성공하기 어려운 분야다.
전자금융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서 하도급이 불가하다는 점이다. 모든 자금 관리 업무는 사업자가 직접 수행해야 한다. 금융 사고 발생 시 사업자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사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조되는 사업이다.
데이터 이관 과정의 철저한 준비다. 대용량 데이터를 이관하기 위해선 여러 차례의 적재 검증과 오류 개선 과정을 거쳐야 하며, 서울시는 과거 유사 사업의 경험을 토대로 백서를 작성해 관련 기관에 배포한 사례가 있다.
모바일과 카드형 서비스를 동시에 오픈하고 데이터를 이관해야 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통합 시스템 마련은 물론 이관과 테스트까지 완료해야 해 타 프로젝트보다 2~3배의 리스크를 동반한다.
끝으로, 다양한 결제 채널과의 원활한 연동이 필수다. 카드사, 온라인몰, VAN사 등 다수의 결제 채널과 성공적으로 연동돼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운영은 기술적 완성도와 준비 과정을 철저히 갖춘 사업자만이 성공할 수 있는 복잡한 구조를 지닌 대규모 사업으로 플랫폼을 갖추지 않고 구축을 통해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일정이나 기술적으로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신규 사업자 선정 후 진행 경과를 살펴보면 8월 말, 비즈플레이는 신규 운영사업자가 고려해야 할 14대 리스크와 중점 검토 사항을 조폐공사와 공유했다. 여기에는 데이터 이관, 시스템 안정성, 결제 채널 연동 등 성공적인 오픈을 위한 필수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었다.
9월 초, 조폐공사는 데이터 이관 스펙이 아닌 ERD를 요청해 왔다. 이러한 요청은 상품권 사업자 변경 역사상 전례가 없는 사례로, 대용량 데이터 이관에 대한 방법론이 부재하고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방증이다.
비즈플레이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사업의 1월 1일 정상 오픈이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조폐공사와 적극적인 협의에 나섰다. 데이터 이관 포맷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조폐공사는 비즈플레이의 요청에 대해 무시하거나 회신을 반복적으로 지연하며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조폐공사가 신규 플랫폼을 구축 중이라는 점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테스트 기간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플랫폼 구축, 외부 인프라 연계, 데이터 이관 등 대용량 프로젝트를 연내에 완료하는 것은 현 기술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10월 중순, 소상공인진흥공단(소진공)으로부터 적극적인 업무 협조 요청이 접수됐다. 그러나 요청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실질적인 협조로 이어지지 못했다. 비즈플레이는 이러한 준비 부족으로 인해 2025년 1월 1일 정상 오픈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표명했으며, 조폐공사에 대안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폐공사는 1월 1일 정상 오픈을 주장했다.
11월 중순, 조폐공사로부터 업무 연장 요청이 들어왔다. 비즈플레이는 연장을 수용하되, 손실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하도급 위반 금지, ERD 정보보호 확약서, 오픈 시 비즈플레이의 책임이 없음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이 세가지 조건은 비즈플레이가 연장 요청을 수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였다.
12월 13일에는 비즈플레이가 조폐공사 사장에게 편지를 직접 발송하며 하도급 금지와 ERD 관련 확약서를 간곡하게 요청했으나, 편지가 전달된 날 조폐공사는 편지에 대한 회신 대신 불법 하도급 계약을 전격 체결하며 논란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비즈플레이는 매 회의 시마다 조폐공사 동의 하에 회의록을 작성하고, 녹취해 자료를 보관했으며, 이를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를 통해서 석 회장은 우선 1월 15일 기업 선물하기 중단을 시작으로 대략 소상공인과 국민들의 예상 피해 금액이 526억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2월 15일부터 말일까지는 데이터 이관 및 테스트 등을 위한 기간으로 온누리상품권 관련 모든 서비스가 블랙아웃 된다고 전했다. 더불어 3월 1일 오픈도 이미 서비스 중단 등에 따른 고객 사전 공지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물리적으로 어렵게 돼버렸다는 얘기했다.
정상 오픈을 위한 첫 번째 걸림돌은 필수 공지 기한의 초과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서비스 변경이나 중단 사항은 최소 30일 전에 공지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이러한 기한이 이미 초과됐다는 점이 문제다. 공지는 단순히 발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소비자에게 도달하여 충분히 인지될 시간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조폐공사는 2월 15일부터 28일까지의 프리징 기간을 설정했으나, 공지 지연으로 인해 소비자 대응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두 번째 문제는 대용량 데이터 이관을 위한 준비 부족이다. 데이터 이관은 신규 사업자의 플랫폼에 맞게 수백 개의 데이터 포맷을 변환하고 적재하는 복잡한 작업이다. 그러나 조폐공사는 필요한 데이터 이관 스펙을 명확히 확정하지 않았으며, 기존 사업자와의 협의 과정도 지연됐다. 더욱이 이관 데이터의 적재 검증이나 오류 개선 작업이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아 정상적인 이관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서울시의 유사 사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상세한 이관 백서를 작성한 바 있다.
세 번째 걸림돌은 플랫폼 테스트의 절대적인 부족이다. 다양한 결제 채널과의 연동 테스트는 물론, 부정 사용 탐지 기능(FDS)에 대한 검증도 미흡한 상태다. 조폐공사는 19개의 VAN사, 10개의 온라인 PG사, 8개의 카드사와의 연동 테스트를 포함한 기본 테스트를 아직 완료하지 못했다. 또한 대규모 데이터 이관이 필요한 상황에서 실 데이터 기반의 테스트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정상 가동에 심각한 위험이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운영 사업자의 필수 과업이 누락된 점이 문제다. 신규 가맹점 등록 업무와 기존 가맹점 유지 관리는 물론, 상품권 정책 반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예컨대, 기존 반영해야 할 정책 315건이 누락된 상태이며, 기업 구매 이력도 이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는 회계 투명성과 사용자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석 회장은 “조폐공사 자신들의 준비 미흡으로 전 국민에게 환불을 시켜서 국민과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공공기관에서 해선 안될 나쁜 생각이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조폐공사는 3월 1일에도 오픈 못한다. 만약 오픈하게 되어도 수습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조폐공사는 이 사업 수행이 불가해 기한이 닥치면 포기할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는 것이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는 결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 회장은 "이번 일의 해결책은 조폐공사의 사업 포기와 함께 재입찰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IT전문가를 자임하는 석창규 회장은 1988년 부산대 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후 국민은행에 입사했다. 부산은행, 동남은행 등 부산경남지역 금융권에서 전자금융 컨설팅과 프로젝트 매니저를 역임한 금융 IT분야 산증인이다.
근무 10년 만에 회사를 나와 1999년 피플앤커뮤니티를 설립한 후 2001년 웹케시와 합병, 웹케시 대표로 취임했다.
웹케시는 석 대표 취임 후 대형 금융사 IT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경비지출관리 솔루션 ‘비즈플레이’를 선보이며 국내 기업간거래(B2B) 핀테크 시장에 이정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