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MLB) ‘최후의 결전’ 월드시리즈(WS·7전4승제)가 25일(한국시간) 개막한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를 제패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우승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이날부터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1·2·6·7차전)와 미국 LA 다저스타디움(3·4·5차전)을 오가며 정상을 놓고 다툰다.
올해 월드시리즈의 뜨거운 감자는 역시 다저스의 투수 겸 타자 오타니 쇼헤이(31·일본)다. 앞서 열린 NLCS에서 괴물 같은 존재감을 뽐내면서 MLB 포스트시즌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뛰던 오타니는 이듬해 MLB로 건너오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투수 겸 타자로 활약해 AL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후 본격적인 이도류 맹위를 떨치며 2021년과 2023년 AL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했다. 또, 2023년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를 차지했다.
이듬해 다저스 이적 후에도 화려함은 변하지 않았다. 2024년 NL MVP로 양대리그를 거친 2년 연속 MVP라는 진기록을 세웠고, 올 시즌에는 가을야구 맹활약을 앞세워 NLCS MVP까지 차지했다.
MVP란 MVP는 모두 수집하고 있는 오타니의 다음 목표는 바로 WS MVP다. 오타니는 지난해 다저스 우승의 일등공신이었지만, MVP는 동료인 프레디 프리먼(36·미국)에게 내줬다. 일단 현지 언론도 오타니를 가장 강력한 MVP 후보로 꼽는 분위기다. MLB닷컴이 23일 발표한 WS 타자 파워랭킹에서 오타니가 단연 1위로 선정됐다. 매체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오타니만큼 위협적인 선수는 없다. 모든 시선이 오타니에게 쏠릴 것이다”며 활약상을 예고했다.
WS에서 다저스의 리드오프를 맡을 오타니는 4차전 선발투수로 나올 확률이 높다. 만약 NLCS 4차전에서처럼 투수 겸 타자로 맹활약한다면 MVP 수상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MLB닷컴은 “오타니는 마운드에서도 압도적인 면모를 발휘했다. 오타니만큼 경기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오타니와 토론토의 맞대결도 관심사다. 2023년 12월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이던 오타니를 두고 토론토와 다저스가 치열한 영입 경쟁을 벌였다. 당시 오타니가 토론토행 비행기를 탔다는 오보까지 나올 정도였는데 이 전쟁의 승자는 다저스였다. MLB닷컴은 “오타니 영입 실패는 토론토 구단 역사에서 큰 비극으로 남았다. 마음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면서 이번 WS에서의 만남을 주목했다.
한편 다저스는 1차전 선발투수로 블레이크 스넬(33)을 예고했고, 토론토에선 케빈 가우스먼(34·이상 미국) 출격이 유력하다. NLCS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다저스의 백업 내야수 김혜성(26)은 WS 엔트리 포함 가능성이 커졌다. 다저스가 23일 공개한 구단 전용기 이동 장면에서 김혜성의 얼굴이 포착됐다. 만약 김혜성이 WS 무대를 밟는다면 2001년 김병현(46)과 2009년 박찬호(52), 2018년 류현진(38), 2020년 최지만(34)의 뒤를 이어 WS를 경험하는 역대 5번째 한국 선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