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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3기가와트(GW)급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한국에 들어선다. 프로젝트 규모는 100억달러(약 15조원)로, 잠재 가치는 350억달러(약 5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신생 투자그룹인 '스톡 팜 로드(SFR)'는 전라남도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최대 3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SFR은 LG 창업주 손자인 브라이언 구(Brain Koo)와 런던 및 요르단에 기반을 둔 BADR 인베스트먼트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민 바르드엘딘가 설립했다.
세계적으로 1GW 이상 전력을 보유한 데이터센터는 드물다. 이는 75만~1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3GW급 데이터센터는 미국에서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국 텍사스에 건설하는 데이터센터보다 세 배 큰 규모다.
SFR측은 “이 데이터센터는 2025년 겨울에 착공해 2028년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센터가 구축되고 나면 에너지 공급 및 저장(ESS), 재생에너지 생산, 장비 공급, 연구개발(R&D) 전반에 걸쳐 1만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센터 부지로 전라남도 해남군 기업도시 '솔라시도'가 유력하다고 평가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전라남도는 이미 솔라시도 48만평 부지에 1GW 규모로 다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이 지역은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수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데이터센터를 착공하기 위해선 한국전력공사의 전력계통영향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현행 법에 따라 데이터센터와 같이 신규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할 경우 이 평가를 거쳐 최종 통과해야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평가를 신청해 통과하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된다. SFR이 계획대로 올해 말에 데이터센터를 착공하기 위해선 올해 초에는 이 평가를 신청해야 한다.
다만, 아직까지 SFR측은 전력계통영향평가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국전력공사에서도 최근까지 3GW 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협의나 문의는 없었다”며 “이제 전력계통영향평가를 신청해도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빨라도 연말에야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라남도와 SFR 측도 해당 사업을 논의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라남도에서 다음주 중 이번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자료를 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해당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해 관계자들과 논의 중”이라며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나 선정 부지 등은 확정된 후에 공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