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시작부터 야유하던데, 그 앞에서 골을 넣으니 기분이 더 좋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라이언 음뵈모는 활짝 웃었다. ‘디펜딩 챔피언’ 안방에서 상대의 기를 꺾는 선제골을 터뜨리며 그라운드에 찬물을 끼얹은 느낌은 짜릿하기만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리버풀 안필드 원정에서 9년 만에 승전고를 울리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맨유는 20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5-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음뵈모의 선제골과 해리 매과이어의 결승골을 엮어 리버풀에 2-1로 승리했다.
최근 3연패로 흔들리고 있는 리버풀과 오랜 기간 부진에서 헤메고 있는 맨유의 대결. 그래도 리버풀이 안방에서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62초 만에 음뵈모가 경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갈 것이라고 알렸다. 아마드 디알로가 오른쪽에서 찔러준 침투 패스를 쏜살같이 달려간 음뵈모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대를 갈랐다.

리버풀은 후반 33분 페데리코 키에사의 패스에 이은 코디 학포의 문전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맨유는 그러나 6분 뒤 브루누 페르난드스의 크로스를 해리 매과이어가 타점 높은 헤더로 마무리하며 짜릿한 승리를 가져갔다. 맨유는 무려 9년 만에 안필드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다. 종전 승리는 루이스 판할 감독이 이끌던 2016년 거둔 게 마지막이었다. 맨유는 9위(승점 13)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이라 4위권과 격차는 승점 2에 불과하다.
후벵 아모링 맨유 감독은 “맨유에서 내가 거둔 가장 큰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매번 공을 따내려 싸웠다. 후반엔 침착하지 못했으나 정신력은 그대로였다. 정신력이 가장 중요하다. 정신력만 있다면 어떤 경기든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리버풀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4연패를 당했다.
선제골을 터뜨린 음뵈모는 활짝 웃었다. 그는 경기 후 “경기 전부터 야유가 심했다. 안필드 리버풀 팬들 앞에서 득점하고 그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 그러니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음뵈모는 맨유 이적 후 리그 8경기에서 3골·1어시스트로 활약하며 맨유 부활에 앞장서고 있다. EPL 최고 몸값으로 이적했던 리버풀 알렉산더 이삭과의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음뵈모는 이날 골로 올해 EPL 원정경기에서 가장 많은 7골을 터뜨렸다. 또 올해 EPL에서 18골째를 터뜨려 엘링 홀란(맨체스터시티)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에 이어 2018년 득점 3위를 지켰다. 이만하면 이번 여름 맨유 최고의 이적이라고 해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