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남부의 한 유명 사원에서 20년 간 수백명의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살해 뒤 암매장을 지시했다는 내부 고발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사건은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의 다르마스탈라 사원에서 발생했다. 이 곳은 매년 수백만 명이 방문하는 지역 내 유명 힌두교 순례지다.
사건은 지난 3일, 이 사원에서 근무했던 환경미화원 A씨의 신고로 알려졌다. 그는 “극도로 무거운 마음으로, 극복할 수 없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소장을 제출한다”며 자신이 근무하는 동안 수백 구의 시신을 묻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카스트제도 최하층인 수드라에도 속하지 못하는 '달리트'로 인도 사회의 '불가촉천민'이다. 그가 사원에서 맡은 일은 인근 강을 청소하는 일이었는데,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약 20년간 근무하며 강에서 무수히 많은 시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자살이나 익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성의 시신이 더 많았다. 그들은 옷이나 속옷을 입지 않은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충격적인 것은 사망자 다수가 미성년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A씨는 “교복 셔츠를 입고 있던 소녀를 잊지 못한다. 치마와 속옷은 없었고, 성폭행 흔적이 뚜렷했다. 목에는 목졸림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들(사원 측)은 내게 구덩이를 파고 가방과 함께 묻으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피해자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원 근처 마을에서 발생한 “극도로 잔인한” 살인사건이 사원의 소행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다르마스탈라 지역에서 구걸하러 온 가난하고 궁핍한 남자들이 (사원에 의해) 조직적으로 살해당했다. 수건으로 질식시켰고, 이 살인들은 모두 내가 보는 앞에서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1998년부터 사원 측이 시신을 매장하라고 지시했으며, 직접 매장한 시신은 수백구에 달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인근에 있는 네트라바티 강 근처에 묻었고, 불태운 시신도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상관으로부터 끊임없이 협박당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상관이 내게 '너를 조각조각 낼 것이고, 너의 몸도 다른 시체들처럼 묻을 것이다. 너의 가족도 모두 희생될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이와 함께 구타도 당했다고 말했다.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A씨는 2014년 결국 사원에서 도망쳤다. 그는 가족과 이웃의 집을 전전하며 끊임없이 거주지를 옮겼고, 2025년 결국 양심의 가책을 느껴 사원의 비밀을 폭로했다.
A씨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매장지 중 한 곳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고, 이 곳에서 유골이 발굴돼 당국에 관련 사진을 제출한 상태다.
유명 사원에서 발생한 전대미문의 스캔들로 지난 22일 카르나타카주 정부는 사건 조사를 위한 특별 조사팀을 구성했다.
특별 조사팀을 이끈 인권 운동가이자 변호사인 S. 발란은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사망 또는 실종 사건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다르마스탈라에서 적어도 367명의 실종자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