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바꾼 민주주의 풍경

2024-12-29

충격적인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12일 간 격동의 순간은 단지 정치적 변동을 넘어 새로운 세대가 민주주의를 재정의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 같다. 탄핵 가결을 촉구하는 국민적 시위 현장에서 MZ세대는 독특한 시위 문화를 통해 기존 전통적 저항 방식을 넘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과 연대의 방식을 선보이며 세계적으로도 주목받았다.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되었던 과거의 시위가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시 ‘촛불 집회’로 그리고 이번에는 ‘응원봉’으로 상징되는 MZ세대의 시위문화로 변모하며 현장의 분위기뿐 아니라 새로운 소통 방식을 통해 연대와 공감을 이끌어냈고 민주주의 참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우선 해시태그, 실시간 스트리밍, 밈(meme) 등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조직된 디지털 언어는 메시지 전달을 넘어 참여를 확산시키는 도구로 작용했다. 응원봉을 든 시민들이 거리를 밝히며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고, 시위 현장과 디지털 공간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메시지에 공감하고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강력한 도구였다. 또한 디지털 공간에서의 탈중앙화는 리더가 없더라도 자발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특정한 권위자나 조직 없이도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참여하고 기여하는 모습은 새로운 민주적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MZ세대는 시위를 하나의 문화적 축제로 만들었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로제의 ‘아파트’ 등 아이돌 음악이 시위 현장에 울려퍼지고, 다양한 퍼포먼스와 이벤트가 이어졌다. 이 현장에서 응원봉은 단순히 시위 도구가 아니라, 사람들의 연대와 메시지를 상징하는 상징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선결제 문화는 경제적 지원을 넘어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작용했다.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을 위해 음료와 먹거리를 선결제’하는 행동은 간접적으로 시위에 동참하는 사람들과 시위 현장 참여자들 간의 신뢰와 유대를 형성했다. 이는 단순히 물질적 지원이 아니라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방식이었다.

무엇보다 MZ세대의 독특한 소통 방식은 단지 그들 만의 문화로 끝나지 않고 중장년층이 디지털 캠페인에 동참하고, 선결제 문화를 따라 시위 참여자들에게 작은 응원을 보내며 중장년층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는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이는 기존의 정치적 대화 방식이 얼마나 제한적이었는지를 드러내며, 새로운 소통 방식이 세대 간의 이해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MZ세대가 보여준 새로운 시위 문화는 단순히 그들의 세대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소통의 진화를 보여주는 실험이었다. 갈등과 대립이 아닌 연대와 공감, 그리고 창의적 표현을 통해 이들은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행동으로 변화시켰다. 이번 시위는 커뮤니케이션의 힘이 정치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소통이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 MZ세대가 이를 증명해 보였다.

임현정 무버먼한국 & 꺼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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