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열사 이사회, 지평 변호사 '쏠림'

2025-03-26

카카오그룹 상장계열사 이사회에 현직 변호사가 대거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례적으로 특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카카오그룹 10개 상장계열사의 사업보고서와 정기주주총회 결과를 분석한 결과, 총 38명의 사외이사 중 26.3%인 10명이 현직 변호사로 집계됐다.

데이터뉴스가 2023년 국내 대기업집단 상장계열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외이사 현황 조사에서 변호사 비중이 12.0%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그룹의 경우 B2C 비즈니스 비중이 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고 특히 최근 그룹 전반적으로 윤리 경영을 강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그룹은 사외이사 중 변호사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특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다수여서 더 주목된다.

카카오그룹 상장계열사의 현직 변호사 사외이사 중 30%가 법무법인 지평 소속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7명은 모두 서로 다른 법무법인소속이다.

지평 소속 변호사들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지평 소속인 정선열 변호사가 2022년 3월부터 카카오게임즈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역시 지평 소속인 강율리 변호사는 2021년 6월부터 카카오페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정선열 변호사는 지난 26일 카카오게임즈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강율리 변호사도 지난 24일 카카오페이 주총에서 1년 임기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또 카카오뱅크가 지난 26일 주총에서 엄상섭 지평 파트너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그룹 상장계열사 사외이사를 맡은 지평 소속 변호사는 3명으로 늘어났다.

카카오는 과거에도 지평 출신 변호사가 계열사 임원을 맡거나 사외이사를 맡는 등 꾸준히 가까운 관계가 이어져왔다. 지평 대표 출신인 강성 변호사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수석부사장을 맡았고, 카카오뱅크가 2017년 출범 당시 지평 소속 윤영규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카카오그룹 계열사들이 지평 변호사들과 다수 연결된 것에 대해 지평이 꾸준하게 카카오의 법률 자문을 맡는 등 친밀한 관계라는 점을 이유의 하나로 꼽는다.

지평은 2020년 김범수 카카오그룹 의장을 대리해 공정거래법(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누락) 형사사건에서 무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고,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대리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기업결합신고를 자문했다.

또 2018년 카카오게임즈를 대리해 1400억 원 프리IPO 투자 유치 자문을 제공했으며, 2023년 카카오뱅크에 인도네시아 인터넷은행 슈퍼뱅크 지분 인수 자문을 제공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이 여러 계열사의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는 것이 독립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기업지배구조 전문연구소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카카오뱅크 주총을 앞두고 엄상섭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카카오뱅크가 최근 3년 내 지평과 법률자문 거래가 있고, 지평이 회사의 최대 주주인 카카오에 자문을 했으며, 카카오그룹이 지평 변호사 다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는 주총 소집공고를 통해 지평과 법률자문 관련 거래가 있었으나 엄상섭 변호사가 이를 수행하거나 자문하지 않아 독립성 훼손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또 카카오페이는 강율리 변호사에 대해 회사의 윤리 경영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고, 카카오게임즈는 정선열 변호사에 대해 법률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회사가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를 대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