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는 자회사 '어바웃블랭크앤코'를 정리한다. 최근 연이어 적자 자회사를 정리하며 내실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제고를 이뤄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브랜드 전문 운영사 '어바웃블랭크앤코' 폐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어바웃블랭크앤코는 사내 설명회를 열고 법인 폐업 소식을 임직원들에게 안내했다.
어바웃블랭크앤코는 지난 2021년 11월 무신사로부터 50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자회사가 됐다. △스트리트 브랜드 '크리틱' △캐주얼 브랜드 '사운즈라이프' △포멀 브랜드 '이에이' 등을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어바웃블랭크앤코에 대해 다양한 지원을 해왔으나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되면서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결론을 내렸다”며 “이르면 상반기 내에 폐업을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폐업 결정은 수년간 쌓인 적자로 인해 재정 상황이 악화한 영향이다. 어바웃블랭크앤코는 무신사 합류 이후에 매년 30억원 이상 적자가 쌓였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당기순손실이 31억원과 3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패션 업계 불황이 이어지면서 어바웃블랭크앤코의 재정 상황이 더욱 악화해 현지 누적 적자는 8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폐업 처리가 완료되면 일부 브랜드는 무신사에서 이관받아 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무신사는 이달 초 브랜드 사업을 총괄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부문장으로 이랜드 출신 최운식 전 대표를 선임한 만큼, 해당 조직을 중심으로 브랜드 사업 역량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무신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재정 상황이 악화한 자회사를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패션 업계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청산하고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주요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해 9월 MCN 전문기업 오리지널랩을 청산한 데 이어서 그해 연말에는 한정판 거래 플랫폼 '솔드아웃' 운영사인 에스엘디티(SLDT)를 무신사와 합병한 바 있다.
무신사의 올해 IPO를 앞두고 적자 자회사 재정비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것이란 평가다. 무신사 거래액·매출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으나 자회사들의 적자로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적자 전환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무신사의 외부 지정 감사인으로 안진회계법인을 선정함에 따라 무신사는 IPO 첫 스텝을 밟았다. 무신사는 지난 2023년 시리즈C 라운드를 단행해 3조50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