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각지에서 탄탄한 제조기업을 설립한 창업주들의 은퇴 흐름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기회가 생기면 이들을 이어받고 우리의 시스템을 입혀 한 단계 ‘점프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김동환 UT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견조한 현금 흐름을 가졌지만 자식 세대로 승계가 어려운 유망 중소·중견기업을 주목하고 있다”며 “유의미한 지분율을 확보하고 자금·인력 등을 지원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골드만삭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현 SBVA), 하나벤처스를 거쳐 지난해부터 UTC인베스트먼트를 경영하고 있다. 1988년 설립된 UTC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운용 자산이 8200억 원 수준인 중견 투자사다. 초창기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본부와 중소·중견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경영에 참여하는 ‘그로스캡(GC)’ 운용 본부를 두고 있다. 반도체(에이직랜드·세미파이브)와 플랫폼(컬리·세탁특공대), 바이오(차백신연구소·큐라클)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GC본부에서는 건축자재 기업인 아이에스동서 등에 투자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승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 제조기업을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다수 제조기업은 지방에 거점을 두고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상속세 등 문제로 승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기업의 유의미한 지분율을 확보하고 UTC인베스트먼트만의 경영 노하우를 입혀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이들 기업은 상속세 문제가 있거나 해외 유학을 거친 2세가 승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창업주 지분을 일부 유지한 채 경영에 참여하면서 추가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VC본부에서 투자한 초창기 기업이 성장하면 추가적인 지분 투자로 시너지를 내는 것도 목표다. 다수의 스타트업은 최근 약 3년 동안의 벤처 투자 혹한기로 기업 평가 가치가 낮아져 있는 상태다. 후속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적절한 자금과 인력·노하우를 지원하면 재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버티컬(수직 계열화) 플랫폼을 구축한 기업 중 추가 지원을 하면 성장세를 높일 수 있는 기업이 다수 있다”며 “노하우나 인사이트, 전문 인력 등을 투자자로서 제공하면서 함께 밸류업을 할 수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VC 부문에서는 올해 버티컬 플랫폼, 인공지능(AI), 방산 등 분야에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특히 방산은 전 세계적으로 장기간 지출이 늘어날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초창기 투자부터 후속 지원까지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을 함께하는 투자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