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전체 선수들 중 최고 연봉자 등극
비FA 계약 첫 해 81억원, 샐러리캡 위한 묘수

2025시즌 KBO리그 연봉 킹은 SSG 랜더스의 살아있는 전설 김광현(37)이었다.
KBO는 지난 5일 리그에 소속된 선수들의 연봉을 발표했다.
10개 구단 선수들 중 올 시즌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이는 김광현으로 지난해 10억원에서 20억원이나 오른 30억원을 받는다.
김광현 연봉에는 SSG가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지난 2022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국내로 유턴한 김광현은 비FA 장기 계약을 맺었고 금액은 4년간 151억원이었다. 종전 FA 최고액(이대호와 나성범의 150억원)보다 1억원 많은 액수로 구단 측은 김광현에게 최고 대우를 해준 셈이다.
다만 FA 계약이 아니었기 때문에 계약금을 지불할 수 없었고 과연 어떤 형태로 돈을 지불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먼저 SSG는 151억원 중 20억원을 인센티브 옵션으로 책정했고, 131억원을 보장액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지급 형태가 매우 독특했다.
SSG는 계약 첫 해 무려 81억원의 연봉을 안겼는데 이듬해부터 적용될 샐러리캡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SSG는 김광현 말고도 문승원, 박종훈, 한유섬 등 비FA 장기계약을 맺은 선수들과도 비슷한 형태로 연봉을 지급했다.

이후 2년간 김광현의 연봉은 10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계약 마지막 해인 올 시즌 다시 30억원으로 치솟았다. 그렇다면 81억원을 지급하고 난 뒤 남은 50억원을 왜 3분의 1씩 쪼개서 주지 않았을까.
김광현은 올 시즌을 마친 뒤 다시 FA 자격을 얻고 규정에 따라 B등급으로 묶인다. B등급 선수가 이적할 경우 25인 보호 선수 외 1명과 전년 연봉의 100% 또는 보상선수 없이 전년 연봉의 200%를 지불해야 한다. 즉, 김광현을 데려가려면 최소 30억원에서 60억원의 보상 금액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김광현이 아무리 탐이 나더라도 30대 후반 투수에게 이와 같은 투자를 할 팀은 전무하다. SSG 또한 혹시 모를 이적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넉넉하게 안전 장치를 걸어두며 레전드에 대한 예우를 다한 모습이다.
김광현의 계약은 이번 겨울 FA 계약을 맺은 최정과도 맞물린다. 최정은 세 번째 FA 계약을 체결하며 4년간 총액 110억원(계약금 30억원, 연봉 80억원)을 약속받았다. 보장액 80억원 중 첫 해 연봉은 17억원으로 이 또한 지출을 최소화했는데 김광현 지급 액수가 커 샐러리캡 위반을 피하기 위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