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권 도약이 걸린 중요한 경기, SSG의 해결사는 베테랑 이지영(39)이었다. 113일 만에 터트린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긴 타격 슬럼프 끝에 찾아온 통쾌한 한 방이었다.
이지영은 지난 29일 인천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홈런 1개 포함 멀티 안타로 4타점 경기를 펼쳤다. 1회부터 키움에 2점을 내어주며 불안한 시작을 한 SSG는 이지영의 역전 3점포에 힘입어 9-3으로 크게 이겼다. 3연승을 달린 SSG는 4위 KT를 0.5경기 차이로 따라잡았다.
이지영의 홈런은 지난 4월 8일 삼성전 이후 113일 만이다. 6월 말부터 7월까지는 9경기 연속 안타가 없을 정도로 타격감이 저조했다. 이지영은 전날 경기 후 “올해 홈런이 더 안 나올 줄 알았다”라며 “그동안 타석에서 주저하곤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지영은 “최근엔 경기도 자주 못 나갔어서 타격 타이밍이 나빠졌었다”라며 “밑바닥까지 떨어졌으니 다른 생각하지 말고 앞에서만 치자는 생각으로 지난번 경기부터 타이밍을 조금씩 바꿨는데 그게 홈런으로 나왔다”라고 말했다.
마흔을 바라보는 이지영은 올해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타율 0.217, 7월 11경기 타율은 0.143에 그친다. 지난 4월에는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30일간 재활에 전념했다. 이지영이 주춤한 사이 백업 포수였던 조형우가 주전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아직 죽지 않았다. 백전노장 이지영은 언제든 젊은 선수들과 주전 경쟁을 펼칠 준비가 돼 있다. 이지영은 “제가 쉽게 이 자리에서 물러서 주진 않을 것”이라며 “올해 (조)형우가 기회를 얻어 자신의 자리를 찾았고 지금 형우가 잠깐 빠져 있을 때 제가 열심히 하듯이 같이 경쟁해야 좋은 기량을 펼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지영은 “아직은 경기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지영은 2024년 SSG로 이적한 뒤 지금까지 7개의 홈런을 쳤다. 그중 6개를 인천 홈에서 쳤다. 이적 첫 시즌 홈런 5개는 모두 인천에서 나왔다. 인천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모두 인천에서 나온 ‘인천 토박이’ 이지영은 “제가 인천 사람 아닙니까”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지영은 “이 경기가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오늘을 계기로 저도, 팀도 더 높게 올라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