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키워드] 속았수다

2025-03-21

복고풍도 ‘K’가 대세인 걸까.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글로벌 인기다. 제주 바다와 유채꽃밭을 배경으로 ‘요망진 반항아’ 오애순과 ‘팔불출 무쇠’ 양관식의 순애보가 펼쳐지는데, 시댁의 구박과 아들의 죽음 등 파란만장 인생에도 이 아날로그 사랑은 흔들림이 없다.

해외 사이트의 소개(‘proving love endures across time’)처럼 아이유가 세월과 세대를 넘나들며 두 사람의 사랑을 증언하는데, 애순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관식의 일편단심이 영 믿기 힘들다. ‘속았수다’가 ‘수고했습니다’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라지만, 뭔가에 ‘속았다’는 뉘앙스도 있는 듯하다. 요즘 세상에 이런 순정이 ‘회빙환’ 코드보다 더한 판타지일지언정, 진짜라고 속고 싶어지는 게 인기 비결이다.

요즘 관광객이 뜸하다는 제주도도 들썩이고 있다. 유튜브 홍보영상 송출 등으로 글로벌 관광객을 유치한다는데, 드라마 인기에 편승하는 수준이다. 일본의 예술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도쿄 토일렛 프로젝트가 빔 밴더스 감독을 섭외해 찍은 홍보 영화였다. 기분 좋게 ‘속았수다’ 싶어지는 K홍보 콘텐트도 만나고 싶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