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만 사는 무인도에 관세 부과한 美… "펭귄, 정장 입었지만 못 피해" 조롱도

2025-04-06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우회수출 차단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대상국에 사람이 살지 않는 남극 근처 허드 맥도널드 제도 등도 포함된 것을 두고 미국 측이 우회 수출로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관세 부과 대상에 미국과 전혀 무역 거래가 없는 허드 맥도널드 제도 등 펭귄들이 모여 사는 무인도까지 포함된 것을 두고 “만약 목록에 있는 나라를 빼버리면, 미국을 대상으로 한 기본적 차익 거래를 시도하는 국가들이 그 나라를 거쳐 우리에게 (제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허드 맥도널드 제도는 호주 서부해안 도시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3200㎞ 떨어져 있어 배를 타고 2주를 가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빙하로 뒤덮여 척박한 이들 화산섬에는 펭귄이 모여 살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다. 이곳도 지난 2일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의 10% 기본관세 부과 국가 목록에 이름을 올리자 미국 안팎에서는 조롱 섞인 비판이 이어졌다.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는 무인도에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행정부를 조롱하는 밈(meme·유행 콘텐츠)도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의 한 이용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이 백악관의 집무실에서 함께 앉아 펭귄 한 마리를 앉혀놓고 손사래를 치는 사진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펭귄은 정장을 입었는데, 허드 맥도널드 제도에 대한 관세를 피하지 못했다. 아마도 고맙다고 하지 않아서?”라고 적었다. 미국이 허드 맥도널드 제도에도 관세를 부과한 것을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 때 밴스 부통령이 고마움을 모른다고 비난하는 등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수모를 안겨준 일에 빗대어 조롱한 것이다.

러트닉 장관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이후 중국이 우회로를 통해 수출을 이어간 점을 거론하며 허드 맥도널드 제도 등에 대한 관세 부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고, 이후 중국이 한 일은 다른 나라를 통해 미국으로 오는 것이었다”며 “대통령은 이 일을 지긋지긋해 하고 있으며,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러트닉 장관은 “대통령은 ‘나는 세계 어느 곳도 중국이나 다른 나라가 이 말도 안 되는 허점을 통해 (미국으로) 제품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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