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그룹 빈대인 회장, 임추위 졸속 가동...셀프연임 논란

2025-10-20

BNK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둘러싸고 또 다시 셀프연임 논란에 휩싸이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빈대인 회장이 추석 직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전격 가동하는 등 연임을 위한 수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 임추위는 추석 연휴 직전 그룹 내 회장 후보자들에게 지원서 제출을 개별 통보했다고 했다.

제출 기한은 지난 15일까지로, 공지 시점과 마감 시한이 열흘도 채 되지 않아 절차의 공정성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번 통보 대상이 대부분 내부 인사에 국한됐다는 점이라고 했다. 빈대인 회장을 비롯해 방성빈 부산은행장, 김태한 경남은행장,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김영문 BNK저축은행 대표, 신명오 BNK투자증권 대표 등이 포함됐고, 외부 인사는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 등 일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BNK금융 측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공정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형식적인 외부 추천일 뿐 이미 빈 회장의 연임을 전제로 한 구조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껄끄러운 외부 경쟁자를 배제한 채 내부 인사 중심으로 후보군을 짠 것은 ‘셀프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며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해 연임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임추위 가동 시점 또한 이례적으로 통상 BNK금융은 연말께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논의해왔지만, 이번엔 추석 직전 조용히 임추위를 열어 일부 후보에게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추석이라는 시기적 공백을 이용해 외부 견제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빈 회장이 임추위 카드를 서둘러 꺼낸 배경에는 부진한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BNK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7285억 원이었지만, 올해는 지역 경기 침체와 중소기업 대출 부실 우려가 겹치며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BNK가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 금양, 삼정기업, 가이아 등이 잇따라 부실화하면서 그룹 전체의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도 수천억 원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BNK금융은 자산 매각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방어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BNK지주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도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의 BNK금융그룹 수시검사 결과가 내년 초 발표될 예정이어서 빈 회장이 그 전에 연임 절차를 마무리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편, 빈 회장은 지난 2022년 그룹 회장으로 선임될 당시에도 외부 인사를 배제한 내부 승진 절차로 논란을 빚었으며, 당시 금융감독원은 경쟁 제한 우려를 이유로 시정 지시를 내린바 있다.

그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부산 지역 정·재계 인사들의 지원을 받아 깜짝 발탁됐다는 이야기는 금융권 내 정설로 통한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인사 절차가 진행되면서 BNK금융의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BNK금융 내부에서는 이미 “임추위는 시작도 전에 끝난 싸움”이라는 말이 돌고 있으며, 사실상 빈 회장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BNK금융의 인사 투명성과 지배구조 신뢰가 다시금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금융권 전반의 신뢰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기자 k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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