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굿뉴스] 장세인 기자 = 미전도 종족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상황화’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복음의 본질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선교지 문화의 깊은 이해를 통해 현지화된 기독교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회장 김성운)가 16일 총신대학교(총장 박성규) 제1종합관에서 '제122차 정기학술대회 및 2023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인도네시아 내국인 사역자에 의한 자국내 선교 및 상황화 사례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강재춘 F.I.M 선교회 박사는 “샤머니즘과 애니미즘, 조상 숭배의 형태로 토속 종교가 자리잡은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교의 성공에 비해 기독교 전파가 상대적으로 열매 맺지 못한 이유는 선교가 식민지 경영의 일부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 기독교 선교는 철저하게 현지의 종교와 삶의 모습을 배척했다. 이는 복음의 순수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복음을 수용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문화와 삶의 방법이 모두 미개하고, 악마적인 것으로 부정당함에 대해 심리적으로 복음에 저항하는 계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사람들에게 익숙한 복장과 언어를 사용한 찬양 문화, 전통사상에서 파생된 행동양식, 가치체계, 장례문화 등의 이해를 바탕으로 했던 사례들을 참고해 선교방향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박사는 “복음을 전하는 데 있어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와 나사렛 사람 예수를 구별하는 지혜를 구하고 우리가 선교하는 대상이 어설픈 한국인 기독교인이 아닌 기존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비판적인 상황화의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발제자 유은혜 연세대 박사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통제적 매개성을 극복하기 위한 빛을 옷 입은 창조론의 제안과 그 선교신학적 함의’를 주제로 발표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보통 탈권위적 해체주의라고 정의되며 압제나 통제 등과 반대되는 자유적 사상의 기조로 해석된다. 하지만 오직 진리만이 인간을 자유케 한다는 기독교적인 관점으로 볼 때, 진리의 존재를 거부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기독교의 자유를 위협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유 박사는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든 것이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다름과 차이의 해석적 입장을 절대적인 것으로서 절대화하고, 또 그렇게 파편화된 다름과 차이들을 매개하고 중재하기 위해 외부 매개자의 권력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빛은 범죄로 말미암아 벗겨졌지만 예수님의 빛을 매개로 해 그 빛을 옷 입듯 창조됐다”며 “따라서 또 다른 매개재가 필요하지 않은, 예수의 모형으로 복음을 직접 선포할 수 있고 이 자체가 선교학적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유경하 총신대 박사의 ‘동인도회사와 성경 번역’ 발표와 김성운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장의 논평이 이어졌으며 오후에는 정기총회가 진행됐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는 복음주의선교신학의 발전을 통해 교회와 선교지를 섬기기 위해 1984년 창립됐으며 학회지 ‘복음과 선교’를 발간하는 등 다양한 학술 활동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