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방신실(21)이 국가대표 출신 동갑내기 장타 라이벌 이동은(21)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시즌 3승을 신고했다.
방신실은 14일 경기도 포천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파72·6598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OK저축은행 읏맨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1~3라운드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친 그는 최종 라운드 내내 선두 경쟁을 이어간 이동은(14언더파 202타)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와 7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 이어 올 시즌 세 번째이자 개인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한 방신실은 이예원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은 그는 대상 포인트도 70점을 보태며 407점으로 끌어올려 6위에서 2위로 순위를 대폭 높였다.
이날 최종라운드는 올 시즌 장타 부문에서 나란히 1·2위에 올라 경쟁 중인 동갑내기 두 선수가 챔피언조에서 맞대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동은은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37.3m, 방신실은 235.8m로 KLPGA 투어 소속 선수 중 각각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도 두 선수는 호쾌한 장타 대결을 이어가 현장에서 경기를 관전한 갤러리의 눈을 즐겁게 했다.
방신실이 1번 홀(파4)에서 먼저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지만,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 9번 홀(파5)에서 보기를 범하며 이동은에게 선두를 내줬다. 하지만 11번 홀(파5)과 13번 홀(파4)에서 잇달아 버디를 낚으며 다시금 공동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두 선수의 운명을 가른 승부처는 17번 홀(파3)이었다. 방신실이 148.2m 거리의 티샷을 홀컵 1m 앞에 떨어뜨린 뒤 버디로 마무리 해 갤러리의 탄성과 환호를 이끌어냈다. 반면 이동은은 9.9m 거리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가 홀컵을 외면해 파에 그치며 선두를 내줬다.
이어진 18번 홀(파4)에서도 방신실이 침착한 플레이로 한 타 차 간격을 지켜냈다. 이동은이 먼저 시도한 세컨드 샷이 홀컵 1.2m 앞에 붙어 버디 찬스가 만들어졌다.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방신실은 차분한 샷으로 보란 듯 1.6m 앞에 붙여놓은 뒤 버디로 마무리해 우승을 확정지었다.
방신실은 “17번 홀 버디가 결정적이었다”면서 “올 시즌 경기력이 나아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나 퍼트와 숏 게임이 좋아진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 우승을 추가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인연이 남다른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 내친 김에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방신실은 앞서 국가대표 시절 OK금융그룹이 주관하는 6기 OK골프장학생으로 선발돼 후원을 받은 바 있다. 올해로 15회째를 진행한 이 대회에서 1~10기까지 배출한 총 29명의 OK골프장학생 중 대회 우승을 거둔 건 방신실이 처음이다.
한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활동을 마치고 복귀한 성유진(25)이 5언더파 67타를 적어내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3위에 올랐다. 강가율(24)은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4위에 랭크됐고 최종 라운드에 5타를 줄인 ‘엄마 골퍼’ 박주영(34)이 10언더파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주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2연패를 달성한 유현조는 6언더파 210타로 공동 9위다.
LPGA 투어 활동 중 스폰서 추천으로 대회에 참가한 박성현(32)은 톱10에 1타가 모자라 공동 16위(최종 5언더파 211타)를 기록했다. 디펜딩챔피언 노승희는 이븐파 216타로 공동 36위로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