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닭고기 가공공장을 방문한 날, 도계를 마친 생닭이 고속 생산라인에서 무한정 찍어내는 공산품처럼 걸려 있었다. 우리 국민이 1년에 먹는 닭이 13억마리라고 한다. 혹자는 이 시대의 닭을 ‘값싼 탄수화물을 단백질로 바꾸는 기계’라고도 하지만, 저 닭들도 한때는 엄연한 생명이었다. 우리는 뭇 생명의 주검을 먹고 산다. 쌀과 고기부터 채소·과일까지 생명 아니었던 것이 없다. 먹거리 앞에 경건해야 하고, 맛있게 알뜰히 먹어줘야 하는 이유다.
사진=이미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