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신지'아세요? 대만 여행의 정석

2025-03-26

‘타타신지'는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 신베이, 지룽 네 지역의 앞 글자를 따 만든 대만 여행 코스다. 타타신지 여행을 더욱 새롭게 떠나보고 싶은 여행객을 위해 기존 지역별 스폿과 ‘신’자리에 대신 들어갈 ‘신주’를 소개한다.

■타이베이

희생을 기리는 곳, 충렬사

충렬사는 항일 전쟁 및 중국 공산당과의 전투에서 목숨을 바친 애국지사를 추모하고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 매년 3월29일 청년절과 9월3일 군인절에 총통이 직접 주례하는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충렬사 정문은 두 명의 위병이 지키고 서 있으며, 차가 다니는 대로를 끼고 있음에도 충렬사 문을 넘어서면 숨소리까지 들릴 듯이 고요하다. 대만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오는 관광객들도 있지만, 눈길을 끄는 요소는 매 정각마다 진행되는 위병 교대의식이다. 화려하고 많은 인원을 동원하는 한국 궁궐 위병 교대의식과 달리 충렬사 교대의식은 단출하다. 사당에서부터 의식을 치른 뒤 다섯명의 위병들이 정문까지 천천히 향한다. 이동하는 동안 대리석 바닥에 구두굽 소리 하나 나지 않으며, 같은 동작으로 움직이는 절제미도 느껴진다.

가장 로맨틱한 타이베이, 다다오청

타이베이 단수이 강변의 다다오청마터우광장은 청나라 시기엔 무역의 중심지였다면, 21세기엔 로맨틱의 중심지다. 단수이 강 위로 여유가 흐르며, 해 질녘엔 황금빛 노을이 앉는다. 그저 걷고 바라보기만 할 뿐이랴. 잠시 앉거나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점도 부두 주변으로 빼곡하다. 대만 길거리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디화제 거리와도 걸어서 5분이면 닿는다.

영빈관의 비밀, 원산대반점

영빈관 시설인 원산대반점은 숙박 시설로서의 역할만큼이나 보안도 중요했다. 특히 원산대반점은 보안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는데, 최근에 들어서야 그 비밀이 공개됐다. 바로 비밀통로다. 냉전 시기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설계된 외부 탈출 통로로 세밀한 설계가 돋보인다. 통로는 서측과 동측 두 곳에 자리해있으며, 서측 통로에는 빠른 탈출을 위한 미끄럼틀이 설치돼 있다. 양측 통로 모두 뒤에서 오는 총알의 위협을 막기 위해 구불구불하게 설계됐다. 투숙객에게 서측 통로는 무료로 개방하고 있고, 동측 통로는 입장료를 걷고 있다. 관광객도 유료로 관람 가능하며, 관람을 위해 예약은 필수다.

■타오위안

서예가의 집, 헝산서법예술관

대만 최초의 서예 미술관으로 서예의 전통과 현대의 매력이 함께 어우러져 타오위안 도심에 수묵화처럼 그려져있다. 서예의 기본인 벼루와 먹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으로 온통 검고, 불필요한 요소가 없다. 단순 미술관이 아닌 서예 발전에 기여하고, 서예가들을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최근에는 한국, 일본, 대만 등 각국의 서예가들의 작품을 기획전시해 서예가들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시켜주기도 한다.

■신주

하카 문화 한마당, 베이푸

베이푸는 대만 소수민족 하카족의 문화가 가득한 곳이다. 베이푸 여행의 시작은 옛 거리에서 시작하는데, 골목골목마다 청나라와 일본의 식민지 시절의 건축물이 남아있어 1세기는 물론 3세기 전까지 시간여행하는 기분이다. 골목 끝을 빠져나오면 사찰 진광복사가 나오는데 마을에서 가장 큰 사찰로 향이 꺼지는 날이 없다. 사찰 앞에서부터 시장이 시작되는데 길에 들어서면 맛 보라며 차와 떡, 튀김 등을 손에 쥐여주니 사람 사는 정이 가득하다.

차 문화를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하카 문화의 중심지인 베이푸는 견과류와 곡물을 찻잎과 섞어 고소함이 일품인 레이차와 대표적인 우롱차인 동방미인차의 본고장이기 때문. 레이차 맛집을 찾는다면 베이푸에만 가면 성공이고, 동방미인차 맛집을 찾는다면 옛 거리의 장아신 고택을 찾으면 된다. 마을의 유일한 서양식 건축물로, 차 상인이었던 장아신이 지은 집이다. 장아신이 파산하며 집이 은행에 넘어갔는데, 마을 공동체가 삼삼오오 모아 고택을 임대했다. 현재는 건물 내부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고택을 둘러보고, 동방미인차를 맛볼 수 있다.

신주 둘레길, 어메이 호수 공원

어메이 호수 둘레길은 어메이징 한 넓이와 조형물을 자랑한다. 가장 주목을 끄는 조형물은 72m 높이의 세계에서 가장 큰 청동 미륵 대불상이다. 둘레길 입구에서는 뒷모습만 보이기 때문에 정면을 보기 위해 더욱 열심히 걷게 되는 기분이다. 둘레길을 따라 호수를 끼고도는데, 시작점에서부터 1시간을 걸어 겨우 불상 앞에 다다랐다. 한 바퀴를 도는 데 약 3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니 간과해서는 안 될 길이다. 하지만 데크길을 따라 걷는 식상함은 없었다. 거대한 호수 위에서는 뱃놀이도 즐길 수 있고, 그 위를 걷는 출렁다리도 있기 때문이다.

■지룽

포르모사! 허핑다오 지질공원

허핑다오 지질공원을 마주하면, 대만의 또 다른 이름 ‘포르모사(스페인어로 아름다운)’가 괜히 붙은 이름이 아니라고 느낀다. 해안선을 따라 청록의 바다와 새롭기만 한 바위 지형이 어우러져 끝없이 펼쳐져 있다. 또 거친 파도가 철썩이는 해안에는 두꺼비 바위, 천사의 눈물 등 기암괴석들이 즐비하다. 기상이 따라주는 날에는 해수풀장을 체험할 수도 있다. 약 400m 길이의 환산보도가 허핑다오 지질공원의 가장 높은 곳으로 안내해 주는 덕분에 둘러보기도 편하다.

마천루 아닌 마천루, 지룽탑

지룽의 도시를 내려다볼 차례다. 높이 58m의 지룽탑은 멀리서 얼핏 보기엔 공사 장비처럼 보인다. 지룽탑은 아파트 20층 높이에 불과하지만, 지룽 시내에 높은 건물이 없어 높게 올라와 있는 느낌만큼은 남산타워, 태국 마하나콘 전망대 저리 가라다. 지룽탑 정상은 지룽 중정 공원과도 연결돼 있어 탁 트인 전망을 즐기며 산책하기도 좋다. 전망대 바로 아래층인 4층은 책들로 가득한 휴게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대만 글·사진=송요셉 기자 취재협조=대만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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