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었던 출발, ‘다승왕’ 삼성 원태인의 레이스가 시작된다

2025-03-27

지난 시즌 다승왕을 차지했던 삼성 원태인(25)이 돌아온다.

원태인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올시즌 첫 등판을 치를 예정이다.

다소 늦은 출발이다.

원태인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해 조기 강판됐고 경기 후 어깨 관절 와순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대로 시즌을 마친 원태인은 시즌 후 열린 프리미어12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비시즌 동안 4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등 일정을 소화한 원태인은 어깨 상태도 회복해 나갔다.

새 시즌 준비도 서두르지 않았다. 원태인은 1월22일부터 괌에서 시작된 1차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않고 2군 구장이 있는 경북 경산에서 재활군에 합류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2월1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2군 전지훈련에 참가한 원태인은 이후 1군 훈련에 합류해서도 불펜 피칭만 소화했다. 구단은 원태인이 천천히 몸을 만들게 하기 위해 배려했고 원태인도 자신의 속도대로 시즌을 준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025년 정규시즌은 지난 22일부터 시작됐지만 원태인은 1군에 합류하지 않았다. 지난 23일 함평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KIA와의 원정 경기에서 올시즌 첫 실전 등판했다. 이날 원태인은 3이닝 2안타 1홈런 1볼넷 5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50개를 소화하며 1군에 올라올 준비를 마쳤다.

시작은 늦었지만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에도 원태인은 시즌 첫 등판을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좋은 결과를 냈다.

원태인은 직전 시즌인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국제 대회를 3개나 참가했고 정규시즌까지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원태인을 4선발로 배치해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개막일은 3월23일이었고 원태인은 나흘 뒤인 3월27일 LG전에서 첫 등판을 소화했다. 첫 등판부터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원태인은 세번째 경기인 4월9일 롯데전부터 시즌 첫 승리를 거뒀고 이후부터는 개인 5연승을 달리는 등 가파르게 승수를 쌓아나갔다. 차곡차곡 승수를 더한 원태인은 스스로도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낼 지 몰랐다”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 15승 6패 평균자책 3.66으로 두산 곽빈과 함께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원태인의 개인 첫 타이틀 획득이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올리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탠 원태인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서 큰 경기 경험도 쌓았다. 이번에도 긴 시즌을 보냈던 지난해처럼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개막을 맞이한다.

삼성에게도 희소식이다. 삼성은 개막 후 4경기에서 3승1패를 거뒀다. 막강 타선을 내세워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사실 마운드 사정은 썩 좋지 않았다. 많은 점수를 낸 만큼, 많이 주기도 했다. 4경기에서 44점을 냈고 25점을 내줬다. 팀 타율은 0.347로 2위, 홈런은 11개로 1위이지만, 팀 평균자책은 6.25로 하위권에 처져있다.

선발진 운용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22일 키움과의 개막전에 등판한 아리엘 후라도만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을 뿐 이후 경기에 나선 투수들은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23일 키움전서 임시 선발로 나선 백정현은 2.2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25일 NC전에서도 최원태가 5이닝 6안타 4볼넷 4실점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6일에는 좌완 이승현이 3.2이닝 동안 7안타 4볼넷 1사구 1삼진 5실점으로 NC에게 얻어맞았다. 타선의 힘으로만 버텨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행히 원태인이 합류하게 되면서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원태인에 이어 30일에는 외인 투수 대니 레예스도 돌아온다.

원태인은 자신을 향한 기대감이 더 커져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달성한만큼 그 이상의 성적을 올려야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연봉도 4억3000만원에서 6억3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원태인은 이번 시즌의 목표를 낮게 잡았다. 10승, 그리고 150이닝이 원태인이 바라는 목표다. 지난해 자신의 페이스대로 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올린다는 것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 단추를 잘 꿰야한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초반부터 좋은 피칭을 하면서 시작할 수 있겠다”라고 스스로 다짐한만큼 잠실구장에서 열릴 복귀전에서 한 구 한 구에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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