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근당·제일약품·동아에스티를 비롯해 국내 상위 20위 제약사 중 절반 이상인 13곳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들며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반면 대웅제약·보령·HK이노엔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질적 성장을 입증했다.
2일 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위 20개 제약사 중 13곳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가장 아픈 성적표를 받은 곳은 종근당이다.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은 1조586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 줄었고, 영업이익은 995억원으로 59.7%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14.8%에서 6.3%로 반토막 났다. 2023년 기술수출 대박 실적의 역기저효과가 현실화된 셈이다.
제일약품과 동아에스티도 부진했다. 제일약품은 전년 87억원 흑자에서 올해 189억원 적자로 전환되며, 영업이익률 -2.7%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감률은 -316.8%로, 큰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동아에스티는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손실 250억원을 기록하며 -3.6%의 영업이익률, -323.7%의 영업이익 증감률을 나타냈다. 한 해 만에 이익 구조가 붕괴됐다.
유한양행은 2024년 매출이 2조원을 넘기며 외형 성장은 이어갔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8% 줄어 영업이익률이 2.7%에 머물렀다. 녹십자도 매출은 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8% 감소했고, 1.9%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광동제약은 매출 1조6407억원으로 8.3%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28.5% 감소했다. 이외에도 JW중외제약(-17.8%), 대원제약(-19.4%), 휴온스(-29.1%), 한독(-95.7%), 동화약품(-28.6%), 일양약품(-33.8%), 한미약품 (-2.0%) 등 다수 제약사가 수익성 후퇴 대열에 들어섰다.
수익성 저하 주요 원인은 의정갈등 장기화, 고정비 부담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내수 중심 제네릭 구조 한계 등이 꼽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관세 압박, 고환율, 의정갈등 장기화 같은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제약사]]ㄴ소스를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약품 원부자재를 대부분 수입하는데 판매는 내수 중심으로 하는 것도 위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제네릭·내수 위주 포트폴리오 기업은 마진율 유지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매출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성을 챙긴 제약사도 있다. 대웅제약, 보령, HK이노엔, 동국제약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이익률 방어와 외형 확대 모두 성공했다.
대웅제약은 2024년 매출 1조4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479억원으로 20.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0.4%다. 보령은 매출 1조171억원, 영업이익 70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8.3%, 3.2% 증가했다. 항암제와 심혈관 치료제의 견조한 성장세 덕분에 매출을 늘렸다. 동국제약은 영업이익률 9.9%, HK이노엔 9.8%로 양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선전했다. 동국제약은 마데카솔, 마데카 등 브랜드 파워가 있는 일반의약품(OTC) 제품 실적이 수익성 개선에 핵심 역할을 했다.
질적 성장을 이룬 제약사들은 고마진 제품 중심 전략적 포트폴리오 구성과 비용 효율화, 내실 강화로 수익성을 방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여러 회사들이 비상경영 형태로 갈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해외시장 개척, 제품 포트폴리오 고도화가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16면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