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란도트' 이번엔 지휘자 하차…“지휘 못하고 호텔에만 있었다”

2024-12-29

연출가가 떠나고, 객석이 부족해 파행을 겪은 오페라 ‘어게인 투란도트’에서 이번에는 지휘자에게 떠났다.

이탈리아 지휘자 파올로 카리냐니는 29일 낸 성명에서 투란도트 지휘를 위해 한국에 왔지만 공연 날짜를 확정받지 못하고 방치됐다 떠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16일 한국에 도착했지만 언제 지휘를 하는지 정해지지 않은 채 계속 호텔에 머물러야만 했다”고 했다. 또 “총 9번에 걸쳐 계획을 알려달라고 했지만 주최측은 24일까지도 확답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투란도트 공연은 22일 개막했고 31일까지다. 지휘자는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쿠라와 카리냐니까지 총 3명으로 공지됐지만 카리냐니는 한 번도 지휘하지 않았다.

카리냐니는 “계약금도 받지 못했으며 언제 지휘를 할지 모르는 상태로 25일까지 방치돼 심한 불안과 수면장애에 시달렸다. 결국 25일 한국을 떠났다”고 했다.

‘어게인 투란도트’는 2003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장이머우 연출의 ‘투란도트’를 제작했던 박현준 대표(2024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가 총감독을 맡고 있다. 카리냐니는 “박현준 대표가 19일에 ‘카리냐니의 역량을 고려해 캐스팅을 취소하겠다’고 통지해 ‘계약을 종료하는 것이냐’ 물었지만 전혀 답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21일에도 세 차례 e메일을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현준 대표 측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카리냐니는 이탈리아 밀라노 태생의 지휘자로 빈ㆍ베를린ㆍ뉴욕ㆍ파리 등에서 지휘한 경력이 있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극장의 예술감독을 지냈다.

앞서 ‘어게인 투란도트’는 연출가가 공연을 떠나는 일이 있었다. 이탈리아 연출가 다비데 리버모어는 22일 “박현준 대표가 장이머우 감독의 버전을 복사하도록 강요했으며 공연의 수준이 크게 떨어졌다”며 공연과 결별을 선언했다. 또 개막 당일에는 청중 200여명의 자리가 현장에 배치되지 않아 입장하지 못하고 공연 시작이 지연되는 일도 생겼다.

‘어게인 투란도트’는 전문 오페라 극장이 아닌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오페라 가수 등의 캐스팅으로 제작비가 약 200억원으로 발표됐고, 티켓 최고값은 1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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