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타자들의 재평가, 그들은 에이징커브를 피할 수 있을까

2025-12-08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거포 카일 슈워버와의 계약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슈와버는 2025시즌 타율은 0.240에 머물렀지만 56홈런, 132타점을 기록, 내셔널리그 홈런·타점왕에 올랐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는 0.928까지 찍으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슈와버는 FA 시장에서 공격력 강화를 위한 최고의 카드로 주목받는다.

현재로서 슈와버는 필라델피아와 재계약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블리처리포트’는 슈와버가 계약 기간 4~5년에 해마다 30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필라델피아를 고민케 하는 지점은 슈와버의 나이와 포지션이다. 1993년생 슈와버는 2026시즌 개막일에 만 33세가 되는 지명타자다. 계약 기간에 30대 중반을 통과한다. 지명타자로 뛰는 경우가 많아지며, 수비 활용폭도 제한적이다.

올해 성적이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해 전까지 세 시즌에서 OPS는 8할 초중반을 형성했다. 슈와버가 잔류하는게 필라델피아에 이상적이긴 하지만, 슈와버의 높은 몸값을 고려하면 다른 쪽 전력 투자를 막는 부작용도 크다.

KBO리그는 슈와버의 거취가 주목받는 미국 메이저리그 분위기와는 또 다르다. 지명타자로만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노장 타자들의 인기가 뜨거웠다. 나란히 예상보다 많은 돈을 받고 FA 계약을 체결했다. LG 우승 주역인 김현수는 KT로 이적하며 계약 기간 3년에 50억원을 보장받았다. 두산과 결별한 김재환은 SSG와 2년 총액 22억원에 계약했다. 두 선수는 1988년생이다.

1983년생 최형우는 KIA를 떠나 전 소속팀 삼성으로 9년 만에 복귀하며 2년 총액 26억원에 사인했다. 예전 같으면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해결사 부족에 시달리는 리그 환경 속에 다년 계약에 골인했다. 세 선수 모두 팀을 옮긴 것도 과거와 다른 특이한 변화다. 최형우와 김현수는 ‘FA 보상’이라는 출혈을 안고 데려왔다.

KT와 삼성, SSG까지 홈 구장 성적 등을 반영한 공격력 강화에 시선을 두고 이들 선수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우려의 시선도 크다. 야구 선수로 30대 후반은 일반적으로 지금 당장 에이징커브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이들도 지난 몇 시즌 사이 에이징커브가 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시기를 지나왔다.

LG ‘적토마’ 이병규는 마흔이 넘어 FA 자격을 앞둔 2013시즌 98경기 401타석에서 타율 0.348 등 세 시즌 연속 3할 타율을 쳤지만, LG와 재계약한 이후 세 시즌 310타석 밖에 뛰지 못하고 은퇴했다.

2016시즌을 마친 뒤 FA로 4년 총액 100억원의 조건으로 KIA로 이적한 최형우는 FA 성공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를 영입한 뒤 KIA는 두 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2025시즌 최고령 3할타자(0.307) 24홈런 86타점으로 맹활약한 최형우도 5시즌 동안 3할 타율을 기록한 건 두 차례 뿐이다. 9할을 넘긴 OPS도 올해가 유일했다.

장기 계약을 맺은 30대 후반 노장 전준우(2024시즌 롯데 4년 계약), 최정(2025시즌 SSG 4년 계약)도 팀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만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들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팀으로부터 리더십과 로열티를 인정받은 부분이 없지 않다.

40대 전후의 베테랑 타자를 외부에서 영입하는건 팀으로서는 모험이다. 올해 이적을 결심한 노장 타자 세 선수는 결국 ‘성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위치에 섰다. 김현수는 50억원 몸값 전액을 보장 받았다. 두산에서 지난 4시즌간 부진했던 김재환도 2년 22억원 중 16억원을 보장받고 뛴다. 계약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삼성도 크게 다르지 않다.

KT, 삼성, SSG는 에이징커브라는 ‘변수’를 ‘상수’로 두고 시즌을 출발한다. 핵심 전력으로 전력 밑그림에 포함된데다 추가 선수 영입 지출이 막히고, 젊은 선수들의 기회를 상당 부분 빼앗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전력 플러스 효과를 내지 않는다면 팀에 주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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