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FA로 박찬호 영입·내부 FA 모두 지키기 성공
선발 플렉센·불펜 다무라 합류로 투수진 강화
좌익수·지명타자의 공백으로 타선 파괴력 약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지난 시즌 9위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 든 두산이 스토브리그에서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전력 보강에 나서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통 강호'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았던 올 시즌 성적에 구단의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한 가운데, 두산은 필요한 자유계약(FA) 영입과 내부 자원 보강을 바탕으로 다시 상위권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10년간 KBO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쟁력을 과시해 온 팀이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도 이뤘다. 그러나 올 시즌은 그 같은 명성이 무색할 만큼 경기력 전반에서 흔들렸고, 결국 시즌 내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의 운영 난조, 베테랑들의 부진, 불안정한 타격 흐름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체질 개선의 필요성이 명확해졌다.

이런 배경 속에서 두산은 오래간만의 '외부 FA 영입'을 택했다. 2014년 장원준 이후 11년 만에 두산 유니폼을 입지 않았던 선수를 대형 계약으로 데려온 것이다. 그 주인공은 이번 FA 최대어로 꼽힌 KIA 유격수 박찬호였다.
두산은 박찬호에게 4년 최대 80억원을 투자하며 김재호 은퇴 후 공백이 컸던 주전 유격수 자리를 확실히 메웠다. 올 시즌 여러 젊은 내야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며 리빌딩을 시도했지만, 안정감 있는 베테랑의 부재는 뼈아픈 부분이었다. 박찬호의 합류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내야 전체의 안정성을 끌어올릴 카드로 평가된다.

내부 FA 단속도 성공적이었다. 두산은 하위 타선과 외야 수비를 담당해 온 조수행, 선발·불펜을 모두 소화하는 이영하, 최원준까지 모두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세 선수에게 총 106억 원을 투자하며 기존 전력의 이탈을 막았고, 최종적으로 스토브리그 초반 열흘 동안 FA 네 명에게 총 186억원을 투자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력을 살펴보면 우선 마운드는 확실히 개선 조짐이 보인다. 극심한 부진으로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된 1선발 콜 어빈의 빈자리는 '두산의 가을 DNA'를 기억하는 크리스 플렉센이 메울 전망이다. 2020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정규시즌 발등 골절로 두 달간 이탈해 8승 4패, 평균자책 3.01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는 준플레이오프 1경기 평균자책 0.00, 플레이오프 2경기 1.74, 한국시리즈 2경기 3.00으로 호투하며 두산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2021시즌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플렉센은 2025년 시카고 컵스에서 지난 8월 방출당했다. 현재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5년 만에 두산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시즌 팀 유일의 10승 투수였던 잭 로그 역시 재계약이 거의 확정 단계다. 두 외국인 투수의 구성만 보면 지난해보다 한층 안정된 선발진이 완성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곽빈이 3선발로 버티고, 이영하의 선발 전환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4~5선발 경쟁도 한층 촘촘해졌다. 최승용·최민석·양재훈 등 젊은 투수들 또한 로테이션 대기조로 준비돼 있어 '선발진 뎁스'는 리그 상위권으로 평가된다.
불펜도 강점이다. 두산은 이번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4.34로 리그 4위를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치국, 최지강, 최원준, 박신지, 윤태호, 최민석, 이병헌, 김택연, 이교훈에 아시아쿼터로 일본 출신 다무라 이치로가 합류했다. 다무라는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출신으로 1군 경험이 풍부한 선수이며, 최고 구속 시속 150㎞의 속구와 포크볼, 커브, 커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김원형 감독은 다무라를 필승조로 투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타선이다. 특히 외야 구성은 숙제로 남아 있다. 중견수 정수빈과 우익수 케이브의 조합은 부분적으로 안정적이었지만, 좌익수 자리는 시즌 내내 고질적인 고민거리였다. 케이브가 떠난 자리에는 새로 계약할 외국인 선수 다즈 카메론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좌익수 주전은 여전히 경쟁이 필요하다. 김대한, 김주오, 김민석, 홍성호 등 여러 젊은 외야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좌타 거포 김재환까지 빠지면서 지명타자 자리도 공석이 됐다. 김재환은 이번 시즌 부진했지만, 13개의 홈런과 50타점을 책임졌다. 당장의 공백이 큰 상황. 김원형 감독은 김대한을 지명타자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김기연, 윤준호에게 포수 마스크를 내준 뒤 양의지를 지명타자로 돌리는 방법도 존재한다.

두산은 현재 명확한 '세대교체의 변곡점'에 와 있다. 내야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자리 잡았고, 마운드 역시 점점 젊어지고 있다. 올겨울 FA 보강은 경험과 안정감을 더하기 위한 장치였고, 다음 시즌 두산은 젊은 에너지와 베테랑 노하우의 조화를 통해 다시 포스트시즌에 도전할 전망이다.
wcn050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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