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은 계속 잘 할 수밖에 없다”···왜? KBO 레전드 타자 3인이 답했다

2025-01-20

김도영(22·KIA)은 2025년의 시작에서도 프로야구 중심에 서 있다. 역대 6명이 8번밖에 하지 못했던 30홈런-30도루 기록을 최연소 및 최소경기만에 달성하고 40홈런-40도루까지 도전했던 어린 타자는 이제 한 단계 올라서 ‘급’이 다른 타자가 됐다고 평가받는다.

김도영은 2025년에도 잘할 수 있을까. 2024년에 비해서는 얼마나 잘할까. 그리고 2024년 수준의 혹은 그 이상의 성적을 다시 낼 시즌은 올까.

리그가 궁금해하는 김도영의 미래를 KBO리그 레전드 타자 출신 해설위원들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역대 3번째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던 리그 최고 교타자 출신의 장성호, 최근까지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갖고 있던 박용택(이상 KBS N스포츠), 그리고 지난해 김도영의 신기록에 많이 소환됐던 통산 3회 30-30 기록 보유자 박재홍(MBC스포츠플러스)의 의견은 일치했다.

명타자 출신 해설위원으로서 김도영의 지난 시즌 타격을 지켜봤고 이야기를 나눠본 대선배 3명은 김도영이 앞으로도 30-30은 몇 번이고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완전히 올라섰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감탄하는 공통분모는 슈퍼스타로 가는 길에서 가장 중요한, 남다른 ‘멘털’이었다.

■장성호 “이대호 7관왕 기록이 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장성호는 “나는 늘 이대호의 타격 7관왕 기록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 거라고 얘기해왔다. 그런데 지난 시즌을 보면서, 김도영이라면 전관왕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2024년 같은 시즌은 또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두 번 정도는 그보다 더 좋은 성적도 충분히 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김도영이라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은 물론 해설위원으로도 오랫동안 활약 중인 장성호는 많은 후배 타자들의 성향과 그 성장 과정, 결과를 지켜봐 왔다. 어린 김도영을 이 정도로 높이 평가하는 것은 이미 기술적으로 ‘자신의 것’을 갖고 있는 데다 전반적인 성향 및 태도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장성호는 “대화를 나눠보면 자기가 잘한다는 사실에 그렇게 취해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 기쁜 일이 있어도 그렇게 기뻐하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30-30 기록한 영상을 딱 세 번밖에 안 봤다고 하더라. 정규시즌에는 술을 안 먹는다든지, 팬들 대하는 자세도 좋지만 자기 안에 슈퍼스타 기질이 있다고 본인도 생각하고 있더라. 그게 진짜 슈퍼스타인 것”이라며 “자기 약점을 분명히 아는데 그것 때문에 못 한다고 하지도 않는다. 굉장히 스마트하다. 안주할만한 성격도 아닌 것 같다. 자기 안에 내재돼 있는 더 큰 무대에 대한 갈망도 김도영을 더 무서운 선수로 끌어올릴 거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당장 올해, 작년과 같은 성적까지는 아니더라도 30-30은 충분히 기록할 수 있다고도 본다. 장성호는 “그 정도 선수는 사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만큼 절제할 수 있느냐, 어떤 생각을 갖고 야구하느냐, 어떤 목표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작년 김도영의 그 타격에서 기술이 어떻게 더 진화하겠나”라며 “폼이라는 건 이제 정해졌고 흔히 말하는 경험이나 노하우가 더해졌을 때 더 좋은 성적이 날 수 있는 거다. 내 생각엔 다치지만 않으면 매년 30-30은 찍을 것 같은 타자”라고 말했다.

■박용택 “이제 최소한 매년 MVP 후보···삼박자를 다 갖췄다”

박용택은 앞으로의 김도영을 두고 “최소한 MVP 후보에는 들어갈 수 있는 성적을 부상이 없다면 계속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역시 김도영의 성향 때문이다. 박용택은 “굉장히 자기주도적인 선수다. 너무 선하고 여린 친구들은 외부 자극에 영향도 받고 부침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김도영은 그런 것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멘털을 가졌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슬럼프도 타자가 기술적으로 내 것에 100% 확신을 못 가지면 깊어진다. 그런 쪽에 빠지는 스타일의 선수들이 있는데 김도영은 전혀 그쪽이 아니다. 그러면 슬럼프가 와도 오래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완벽에 가까웠던 지난 시즌 안에서도 김도영이 계속 업그레이드 되고 있었다는 느낌 역시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 박용택은 “치기 전 포인트가 되는 드릴들이 있다. 그런 기술적인 부분마저 시즌을 치르면서 오히려 점점 더 좋아지는 것을 봤다”며 “타자는 지금 좀 힘들고 급해지다 보면 손을 쓰기 시작하고 손장난을 하게 된다. 이야기를 나눠본 김도영은 그걸 절대 하면 안 된다는 걸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감탄했다.

강한 멘털에 기술과 타고난 운동능력까지 삼박자를 갖춘 타자를 오랜만에 봤다는 것이 박용택의 의견이다. “과거 정말 미친 듯 잘했던 선배들을 보면 기술보다는 운동능력으로 했던 사례가 꽤 많다. 그해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여러가지로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면, 작년 김도영은 다 갖췄다. 운동능력이 좀 떨어져도 기술이 괜찮으면 어느 정도 할 수 있는데, 김도영은 운동능력도 월등한데 기술과 멘털까지 삼박자가 다 좋다”고 말했다.

박용택 역시 “올해 성적이 작년 이상일지 이하일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이제 김도영은 작년 그 정도 수준의 선수라는 게 내 의견”이라며 “깔끔하게 말하면 30-30 정도는 그냥 몇 번은 더 할 선수”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의 변수도 지적했다. 박용택은 “올해 걱정 하나는 지난 시즌 끝나고 겨울에 잘 못 쉬었다는 점이다. 그것 때문에 시즌 초반 약간 고생할 수 있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박재홍 “자기 확신 강해···30-30, 한 번이 어렵지 그 다음은 느낌 온다”

박재홍도 김도영의 ‘마인드’를 가장 남다른 점으로 꼽는다.

박재홍은 “그동안 본 일반적인 선수들과는 좀 다르다고 느꼈다. 자신감 있고 무엇보다 자기 확신이 있다. 갖고 있는 능력치가 남다르니까, 다른 선수들처럼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건 내가 할 수 있겠는데’ 하는, 생각부터 좀 다른 것 같았다”며 “기본적으로 월등한 운동 능력을 갖고 있는데 자기 확신도 분명한 선수다. 마인드가 많이 다르다”고 했다.

지난해 김도영이 30-30을 달성하기 전까지 KBO리그 최연소 기록은 박재홍이 갖고 있었다. 대졸 신인으로 1996년 22세 11개월 27일에 세운 기록을 김도영이 20세 10개월 13일로 2년을 당겨버렸다.

역대 3차례나 30-30을 달성했던 박재홍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애정어린 조언을 했다. “김도영은 작년을 통해 이미 한 단계 이상 올라섰기 때문에 잘할 거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조심할 것은 본인도 모르게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썼을 거라는 점이다. 그 다음해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경기하다 다치는 부상도 있지만 근력이라든지 체력적으로 고비가 올 수도 있다. 그걸 잘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은 신인이던 1996년 126경기에 나가 30홈런-36도루로 최연소 30-30을 기록했다. 0.295였던 타율이 이듬해에는 0.326으로 더 뛰었고 27홈런-22도루를 기록했지만 출전 경기 수가 96경기로 줄었다. 시즌 막바지에 부상이 왔다.

박재홍은 “1997년에도 엄청 좋았다. 그런데 시즌 후반기에 갑자기 허리가 아파서 30경기 정도를 못 뛰었다. 생전 없었던 허리 부상이 그때 처음으로 생겼다. 전년도에 몸이 무리했던 것 같다”며 “다만 나는 그때가 2년차였고 김도영은 올해 4년차다. 그만큼의 노하우가 더 있을테니 김도영은 더 잘 버텨줄 거라 본다”고 말했다.

박재홍 역시 김도영은 이제 ‘급’이 다른 선수가 되었다고 했다. 박재홍은 “앞으로도 기록은 충분하다. 한 번 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한번 해보면 그 느낌이 온다. 이제는 페이스 조절을 어떻게 하느냐가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야구가 나만 조심한다고 안 다치는 게 아니니 정말 조심해야 한다. 페이스 조절만 잘 하면 30-30은 앞으로도 충분히 여러 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