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10~30대 마약 사범 5년간 꾸준히 증가
심우정 총장 "마약범죄, 한 국가 노력만으로 대응할 수 없어"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가 30일 제31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 아드로미코)를 개최했다. 검찰은 이번 회의를 통해 국제공조 체제를 강화하는 등 마약 유입 차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6개 국제기구, 아세안 10개국,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 유럽 7개국 등 28개국이 참가했으며, 국내에선 경찰청·관세청 등 14개 유관기관이 자리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개회사에서 "마약범죄는 국가의 경계를 허물고 전 세계로 확산해 더 이상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대응할 수 없는 국제사회의 위협이 됐다"며 "대한민국 검찰이 아드로미코를 통해 세계 마약범죄 공동 대응의 허브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은 마약 수사에서 국제공조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 밀수조직들이 마약류를 대량 유입하고, 국내 마약류 투약자와 외국인 등이 새로운 소비층을 형성하면서 밀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2만7611명으로 최근 5년간 최대를 기록했다. 밀수 사범은 2022년(1392명)에 비해 감소한 1235명으로 나타났으나 외국인 사범은 2019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3153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마약류 압수량 또한 전년 대비 증가했다. 마약류 압수량은 2021년 역대 최대인 1295.6kg을 기록한 이후 2022년 804.5kg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998kg으로 다시 증가했다. 압수한 마약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필로폰으로, 지난해 압수량은 405kg이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과정을 세분화한 전문적 범죄 조직이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상자산 등 이용해 실행하고, 거래는 비대면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10~30대가 손쉽게 마약류에 접근하고 있으며, 단속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10~30대 마약류 사범 단속 인원은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10대 마약류 사범은 2019년(239명)부터 2022년(481명)까지 매년 소폭 증가하다가 지난해 1477명으로, 20·30대 마약류 사범은 2019년 7647명에서 9009명, 9173명, 1만507명으로 증가하다가 지난해 1만5051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이날 회의에선 국제기구 중심으로 국제 마약류 유통 및 대응 현황, 공조시스템 소개 등 발표가 진행됐다. UNODC는 국제 마약류 문제의 실태, 국제마약통제단(INCB)는 실시간 국제공조시스템의 개요 및 성과 등을 발표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선 김한준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 검사가 한국의 마약류 범죄 현황 및 공조수사 사례, 미국 마약청(DEA) 한국지부는 필로폰·펜타닐의 세계적 동향, 일본 경찰청은 일본의 마약통제 방안 등을 발표·소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주요 국제기구 및 각국 관계자는 다양한 수사사례와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실효적인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며 "또 국제기구 담당관들은 국제 마약류 문제 실태 및 공조시스템 정보를 공유하고, 신종 합성마약 유통 현황 등을 발표하는 등 각국의 공동 대응 협력 방안도 모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시행 중인 태국 마약청과의 수사관 상호 파견 제도를 통한 실시간 국제공조 체제를 주요 마약류 발송국인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며 "앞으로도 검찰은 국제공조 관계를 강화해 마약류 국내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마약류 유입의 원인을 제거해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