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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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 연간 근로시간은 1천874시간(2023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연간 근로시간(1천742) 보다 여전히 높다. 하루 평균 8시간 이상을 앉아서 생활하는 생활 습관은 근골격계질환, 당뇨병, 심혈관 등의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런 현상을 ‘의자병’이라 명명하며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은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발생 위험이 크다. 실제로 허리 통증을 겪은 환자의 상당수가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거나 잘못된 자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 허리디스크, 초기에 잘 확인해야
특히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디스크가 생길 우려가 크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되거나 탈출해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허리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은 최대 140% 증가하며, 구부정한 자세나 다리를 꼬는 습관이 있다면 압력은 더욱 커진다. 바르지 못한 자세는 디스크 내부의 수행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디스크 손상 위험을 더욱 높여 퇴행 속도가 빨라진다.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고, 디스크가 지속적으로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며 초기에는 가벼운 통증이지만 방치하면 디스크로 인한 하지 신경 손상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허리디스크 초기에는 단순한 허리 통증에서 시작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신경이 눌려 다리까지 영향을 미친다. 허리가 뻐근하고 묵직한 느낌이 드는데 심한 경우 허리를 제대로 숙이지 못하고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허리통증이 극심해진다.
허리디스크 초기에는 물리치료, 자세교정,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한 신경 압박이 있는 경우 신경차단술, 스테로이드 주사 등을 통해 신경 염증을 줄이고 급성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심한 신경 압박으로 인한 통증이나, 보존적 치료로 개선되지 않는 경우 척추 수술을 요하기도 한다. 심한 증상은 다리 감각 저하, 보행 장애, 심한 경우 배변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고, 이는 디스크로 인한 신경 손상을 의미한다. 손상이 악화되면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만큼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 앉아 있는 습관 점검, 바른 자세 유지, 적절한 운동 병행
허리디스크를 예방하려면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첫 번째다.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1시간마다 5분씩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허리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다. 또한 바른 자세로 앉는 것을 습관화하고 다리를 꼬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스스로 허리 근력이 약하다고 생각된다면 걷기, 플랭크 등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차경호 원장은 “지금 당장은 증상이 없더라도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있는 생활이 반복되면 허리디스크 위험은 점점 커진다. 작은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 허리 건강을 지킬 수 있으므로 허리가 보내는 신호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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