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00억 흑자 뒤에 숨은 그림자...대손충당금 비율 67%p 급락
- 부산·경남 중소기업 대출 비중 60% 육박...경기침체 직격탄 우려
- 손실흡수능력 111%로 급락...리스크 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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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BNK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부실 대출 위험 증가와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제조업 대출 비중이 높은 계열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면서 향후 실적 전망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BNK금융그룹은 2024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5.5% 증가한 8027억원을 기록했다. 이자 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증가하고 PF(프로젝트파이낸싱) 충당금 등 대손비용이 감소한 영향이다.
하지만 이러한 호실적 이면에는 구조적 취약성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계열사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편중이다. 2024년 9월 말 기준 두 은행의 원화대출금 중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각각 58.8%, 60.9%로 국내 13개 일반은행 중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 대출 비중이 부산은행 15.5%, 경남은행 24.7%에 달한다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지역 제조업체들이 대외 여건 악화로 어려움을 겪을 때 대출 상환 능력이 저하돼 은행의 부실률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BNK금융그룹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4년 4분기 기준 1.18%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상승했다. 대손충당금/고정이하여신 비율도 178%에서 111%로 67%포인트나 하락하며 손실 흡수 능력이 크게 약화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풍이 현실화할 때 수출 중심의 지역 중소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곧 BNK금융그룹의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BNK금융그룹은 중소기업 대출의 담보나 보증 비율이 부산은행 78%, 경남은행 72%로 높고 금융당국의 보수적 정책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급격한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방어막이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BNK금융그룹이 지역 경제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중소기업·제조업 중심의 편중된 대출 포트폴리오라는 구조적 취약점을 여전히 안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취약한 수익 구조는 향후 실적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다"고 꼬집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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