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가 신간 ‘법조공화국(인물과사상사 ·1만6,000원)’을 통해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법조 특권주의를 해부한다.
그는 이 책에서 사법고시가 ‘출세의 지름길’로 여겨지던 시대적 배경과, 전관예우가 ‘유사종교’로까지 작동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책의 핵심은 단순히 법조인의 특권을 비난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모두가 법조인을 우대하고 동경하는 문화를 만들어온 ‘민관합작의 특권체제’를 성찰하자고 요구한다.
특히 윤석열 정부를 둘러싼 ‘검찰 쿠데타’ 담론과 진영 간 이중 잣대를 지적하며, 법조 권력이 어떻게 정치와 결탁해왔는지를 드러낸다. 윤석열은 공적 마인드가 전혀 없는 부인을 자신의 우상으로 섬기면서 그 우상을 기쁘게 해주는 걸 국정 운영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해온 사람임을 적시한다.
책은 “나의 특권은 대의를 위한 것이라 아름답지만, 너의 특권은 사리사욕을 위한 것이라 추하다”는 법조 엘리트들의 위선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사법부의 신뢰도가 OECD 최하위권이라는 사실 역시 ‘정의 실현’보다 ‘출세 도구’로 기능해온 법의 민낯을 보여주는 단서다.
강 교수는 “‘법조공화국’의 비극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든 것”이라며, 진영 논리를 벗어난 냉정한 자기 성찰 없이는 그 누구도 개혁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한다. 한국 사회의 권력 구조를 돌아보게 만드는 문제작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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