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관리를 각자 하는데도 아내가 병원비 5만 원을 달라고 요구해 '안 된다'고 거절한 남편이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제가 쪼잔한 남편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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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관리 각자 하는 부부라고 밝힌 A 씨는 "아내가 버는 돈에서 매달 20만 원은 경조사 및 병원비 목적으로 따로 빼놓고 있다. 제가 아내에게 그런 식으로 돈 관리하라고 했다"고 운을 뗐다.
이번에 아내가 병원에 갈 일이 생겼고, 치료비로 35만 원이 나왔다고. 이때 아내는 "5만원은 남편인 당신이 내줄 수 없냐"고 물었다.
하지만 A 씨는 이를 거절했다며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매달 20만 원씩 따로 비상금을 모아둔 거다. 제가 쪼잔한 거냐"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동일한 방식으로 돈 관리하고 있다. 평소 식비, 생필품, 관리비, 주거비 등 공동 생활비는 제가 부담하고 있다. 개인 용돈은 저는 30만 원, 아내는 40만 원이다. 연봉은 제가 아내보다 높다"고 전했다.
해당 글에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대부분 아내를 안타깝게 여겼다. 누리꾼들은 "아픈데 5만 원 내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해서 마음 더 상했겠다", "그 정도면 남 아니냐?", "그게 무슨 부부냐. 친구가 아파도 대신 병원비 내줄 수 있겠다", "이게 반반 결혼의 실체", "이런 사람도 결혼하는구나", "결혼동아리", "5만 원 모아서 부자 되겠다", "이혼하면 병원비 안 내줘도 되는데 왜 이혼 안 하냐" 등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A 씨는 "남이었으면 제가 굳이 생활비를 부담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병원이 35만 원 중 20만 원은 보험금으로 들어왔다. 모아둔 비상금으로 커버가 안 되는 돈이었다면 당연히 제가 냈을 거다. 공동 생활비를 제가 다 부담하는데 왜 쪼잔하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산전 검사 후 10만 원 빌려달라 하자, 거절"…누리꾼들 "애 낳지 말길"
이후 A 씨의 아내가 직접 댓글을 남겼다. 아내는 "제 월급에서 70% 정도 저축하고 나머지 제 교통비, 보험비, 휴대 전화요금, 가족계 이렇게 각각 다 내고 있다"며 "비상금 20만 원은 따로 저축하고 이 비용은 병원 비용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경조사비에 쓴다. 병원비는 제 용돈으로 내고 실비 타는 방식으로 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금 통장은 남편도 볼 수 있게 공유하고 있다. 저축 70% 이상은 서로 우리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모으는 중인데, 남편은 자기가 다 해준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내는 "제가 지난달에도 산전 검사하고 약도 탔는데 비용이 30만 원 이상 나왔다. 용돈이 35~40만 원이라 남편한테 10만 원만 달라고, 산전 검사 보험비 나오면 주겠다고 했는데도 용돈 따위 주지 않았다. 그래서 한 달간 6만 원으로 살았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MRI 검사 비용으로 35만 원이 나온 거고, 실비 20만 원 나와서 나머지 10만 원 보태면서 '5만 원은 안 보낼래'라고 장난식으로 말했다"며 "그러자 남편이 '앞으로 각자 생필품 사자. 넌 신뢰가 없는 거야'라면서 제가 이상하다는 식으로 몰아간다"고 토로했다.
아내의 하소연에 누리꾼들은 "제발 애 낳지 말라", "애 생기기 전에 도망쳐라. 욕도 아깝다"며 공분했다.
끝으로 A 씨는 "아내와 긴 대화 끝에 병원비는 지금처럼 따로 모아둔 비상금으로 해결하고, 그게 부족할 땐 제가 내는 거로 합의했다"며 "가끔 융통성 있게 (다른 비용도) 제가 내기로 했다. 대신 제가 내는 경우에는 그달 생활비를 아껴서 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후기를 전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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