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기준 순금 1돈 60만원 넘어, 고공행진 속 품귀현상까지
5년 전 받은 돌반지 답례에 현재 돌반지vs과거 시세 현금
결혼 예물로 시세 오를 금반지vs당장 필요한 가전제품 등
"금 대체 현금, 선물 등 사회적 합의 통해 유연한 대응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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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금거래소에 따르면 22일 기준 순금 1돈은 구매가 59만 7000원, 판매가 52만 1000원을 기록했다. 특히 20일에는 구매가 60만 2000원, 판매가 53만 1000원으로 60만 원 선을 돌파했다. 5년 전인 2021년 2월 22일의 구매가 26만 2500원, 판매가 26만 2000원과 비교하면 시세가 2배 이상 치솟은 셈이다.
안전자산의 대표주자인 금값이 고공행진 하며, 사회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금 한 돈이 60만 원을 웃돌면서 돌반지나 결혼예물 등을 둘러싼 사회 구성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금값 급등과 관련한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으며, 지역사회에서도 이에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 "5년 전 돌반지 어떻게 갚지?"
A씨는 5년 전 친구에게 돌반지 한 돈을 선물 받았다. 친구의 아이가 곧 돌을 맞이하는데, 당시 20만 원대였던 금값이 현재는 3배 이상 상승했다. 동일한 한 돈짜리 돌반지를 준비하자니 60만 원이 넘는 부담이 있어 현금 20~30만 원 선물이 적절할지 망설이고 있다. 이에 대해 '받은 것과 동일하게 돌려줘야 한다', '과거 시세 수준으로 답례하면 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 돌반지 부담되는 비혼주의자의 고민
비혼주의자 B씨는 친한 친구의 돌잔치에 불참했다고 한다. 이후 만남에서 육아에 고생하는 친구를 위해 식사를 대접하고 6만 원대 화장품 세트를 건넸다. 하지만 다음 날 친구는 메시지로 돌잔치에는 돌반지가 관례라고 전했고, B씨는 현재 금값으로는 경제적 여력이 안 된다고 답변했다. 이를 두고 '돌반지는 가족이나 친척 간의 예우', '그래도 6만 원대 선물은 미흡하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 "3돈짜리 예물보다는 가전제품"
예비 신부 C씨는 예물 선택을 놓고 시댁과 의견이 엇갈린다. 시어머님은 체면과 금시세 상승을 고려해 3돈짜리 금반지를 주장하고, 이를 후에 손주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남편은 무거운 금반지보다 식기세척기나 건조기 등 신혼살림 가전제품 구매가 실생활에 더 도움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 "사회적 합의로 풀어나가야"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금가격 상승은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 안정적인 자산 투자처를 찾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며 "이는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라기보다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계모임에서 금 한 돈을 주기로 했다면, 과거 2∼30만 원 기준을 현재 가치인 60만 원으로 그대로 유지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이 합의해 과거에 상응하는 금이나 현금으로 대체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말했다. 설 교수는 "금의 사용 가치는 실제로 크지 않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금을 대체할 현금이나 다른 방식의 선물로 전환하는 유연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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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찬 sunchankim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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