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여성 엘리트 스포츠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계법인 딜로이트는 1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25년 여성 스포츠의 글로벌 매출이 18억 8000만 파운드(약 3조 5483억 원)를 초과하리라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0억 파운드를 처음 돌파한 데 이어 또 한 번의 기록 경신이다.
딜로이트 스포츠 비즈니스 그룹의 제니퍼 하스켈 연구 책임자는 “여성 스포츠가 가진 상업적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여러 리그와 선수들이 제한된 자원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여성 스포츠 시장에서 농구가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하며 축구(35%)를 넘어서리라 예상됐다. 수익원별 비중을 보면, 스폰서십·머천다이징·프리시즌 투어 등을 포함한 상업 수익이 54%를 차지한다. 이어 방송 중계권료(25%), 경기일 매출(21%) 순으로 분석됐다.
여성 스포츠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남녀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같은 날 발표한 ‘Setting the Pace’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 선수들의 연평균 연봉은 8400파운드(약 1585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FIFA가 1부 리그 최상위권으로 분류한 41개 클럽 평균 연봉은 1만 8500파운드(약 3492만원)였으며, 이 중 최고 연봉은 9만 3000파운드(약 1억 7553만원)였다. 반면, 2부·3부 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각각 3357파운드(약 634만원), 2160파운드(약 408만원)에 그쳤다.
리그 타이틀 스폰서십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났다. FIF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여자축구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이 100만 달러를 넘는 리그는 단 4개뿐이었다.
여성 축구 관중 수도 리그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아스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는 6만 160명이 운집해 여자 슈퍼리그(WSL)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FIFA가 1부 리그 최상위권으로 지정한 팀들의 평균 관중은 1713명, 2부·3부 리그는 각각 480명, 380명에 그쳤다.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감독 비율은 전체의 22%에 불과했다. 반면, 심판 분야에서는 1부 리그에서 여성 심판 비율이 57%에 달하는 등 비교적 양성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IFA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은 보고서를 통해 “여성 스포츠는 최근 몇 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완전한 시장 가치를 실현하려면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FIFA는 이번 보고서를 위해 135개 리그와 1518개 구단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90개 리그 소속 677개 구단이 응답했다. 가디언은 “여성 스포츠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수익과 투자, 관중, 인프라 등 여러 면에서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정리했다.